정부가 추진하는 민생소비쿠폰은 소비 진작의 '즉효약'으로 평가받는다. 1차 지급 당시 참여율은 98.9%에 달했고, 직후 소매판매액지수는 2.7% 급등하며 29개월 만의 최대폭 상승을 기록했다. 소비자심리지수도 100선을 넘어서며 위축된 심리가 회복된 것이 확인됐다. 유통업계는 숨을 돌렸고, 소비자는 지갑을 열었다. 단기 성과만 보자면 반박하기 어렵다.
하지만 쿠폰이 쏘아 올린 소비 불씨가 언제까지 타오를지는 미지수다. 세금으로 만든 재원이 한시적 지갑 열기에 그친다면 경기부양 효과는 금세 사라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1차 쿠폰 지급 후 단기간의 지표 개선은 뚜렷했지만, 장기적 추세를 바꾸는 데까지 이어지지는 못했다. 8월 소매판매액지수는 전월대비 2.4% 감소하며 지난해 2월(3.5%) 이후 가장 큰 감소 폭을 기록했다. 9월 소비자심리지수는 110.1로 여전히 100선을 상회했지만 5개월간 유지돼온 상승세가 꺾였다. 소비쿠폰은 '마중물' 역할일 뿐 구조적 소비 회복을 대신할 수는 없다.
이제 질문은 분명하다. 쿠폰의 다음은 무엇인가. 소비쿠폰의 효과를 장기적 성장의 토대로 전환하려면 보다 정교한 설계가 필요하다. 단기 성과에 안주하지 말고 소비의 구조적 전환과 맞닿는 후속 과제를 서둘러야 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단순한 '재정 투입'이 아니라 달라진 소비 지형에 맞춘 새로운 전략이다.
내수시장의 체질 변화는 뚜렷하다. 고령층의 지출 비중이 확대되고, 1인가구가 전체 가구의 30%를 넘어서는 시대다. 이런 구조적 흐름과 맞물려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지 못한다면 정책의 지속 가능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단순히 일회성 소비를 자극하는 데서 멈춘다면 '세금으로 만든 반짝 특수'라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정책의 초점을 '소득 보조'에서 '행태 변화'로 옮기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유통기업 역시 정책의 '수혜자'에서 '파트너'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가격 인하 이벤트를 넘어 체감 효용을 키우는 것이 과제다. 소비쿠폰은 마중물이다. 구조적 소비 회복은 별도의 공정이다. 그 설계는 지금 당장 시작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