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하루면 설치 뚝딱"…'모듈러 리프트'로 산업현장 판 흔든다[혁신기업 인사이드]

아산(충남)=이병권 기자
2026.03.02 12:00

충남 아산시 소재 강소기업 삼성로지피아 현장 탐방
안전·속도 다 갖춘 국내 최초 '모듈형 산업용 리프트' 상용화

[편집자주] 대한민국 경제의 근간은 중견·중소기업들이다. 우리나라 기업의 99%를 차지하는 이들 기업은 수천번 실패하면서도 혁신으로 성공 스토리를 만들어간다. 저마다 영화나 드라마같은 사연을 품고 있는 배경이다. 그들의 혁신에 스포트라이트를 비춰본다.
삼성로지피아가 설계·제작하는 모듈형 산업용 리프트의 제작 단계. 공장에서 미리 구조체를 제작·도정하고 운송하기 때문에 공사 현장에서는 단 하루면 설치가 끝난다. /사진=이병권 기자

지난달 26일 방문한 충남 아산시 삼성로지피아의 제조동 공장. 내부로 들어서자마자 쇳덩이들이 부딪히는 소리와 안전 경고음에 압도되는 사이 5미터가 족히 넘는 거대한 철골 구조물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구조물은 용접과 부품 조립을 마친 '모듈형 산업용 리프트'(이하 모듈러 리프트)의 일부로 삼성로지피아의 실적을 책임질 혁신 '게임 체인저'다.

삼성로지피아는 2004년 삼성물류시스템으로 출발해 2011년 현재 법인을 설립한 물류장비 전문기업이다. 지게차 렌탈을 중심으로 사업을 영위해오다가 최근에는 리프트·스태커 등 산업설비를 현장 맞춤형으로 설계·제작·설치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삼성·현대·LG·한화·롯데·농협·SK 등 1만3000여개 기업과 거래한다.

삼성로지피아가 2024년 국내에서 처음 개발한 모듈러 리프트는 공사 현장에서 화물을 위아래로 옮기는 산업용 승강기다. 기존 용접 방식과는 완전히 다르다. 그동안은 공사 현장에서 작업자들이 용접을 반복하며 처음부터 승강기를 세워 올리는 방식을 썼다. 모듈러 리프트는 공장에서 구조체를 제작해 도장과 검수까지 마치고 현장에서는 조립·설치만 한다.

종합물류 강소기업 '삼성로지피아'/그래픽=김지영

이렇다보니 모듈러 리프트는 공사 현장에서 단 하루면 설치가 끝난다. 원래라면 30일이나 걸리는 공정이다. 시간이 단축되면서 작업 생산성은 30% 이상 향상됐고 승강기 설치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중대재해의 위험까지 낮췄다.

유흥식 삼성로지피아 대표는 "승강로에 비계(임시 가설물)를 설치하고 용접과 조정을 직접 반복해야 하는 방식은 안전성이 떨어진다"며 "모듈러 리프트 제작 과정에서 자체 기술인 '승강기 안전 발판'을 적용해 작업자가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고 강조했다.

모듈러 리프트는 앞서 S그룹사 5공장 건설 현장에서 처음 상용화를 시작했다. 앞으로 지어질 6공장과 또 다른 S그룹사 반도체 공장 등에도 확대 적용을 검토하는 방식이다. 화물 운반 뿐 아니라 근로자 탑승이 가능한 승강기까지 범위를 넓히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삼성로지피아는 여러 지게차들에 자체 개발한 '지게차 스마트 안전장치'를 탑재해 공급하고 있다. 작업 위험 반경을 빨간 불빛으로 가시화하고 불빛 안에 사람 등의 움직임이 탐지되면 경고음이 울린다. 해당 지게차를 설명하고 있는 유흥식 로지피아 대표. /사진제공=메인비즈협회

제조동 바로 옆 정비동에서는 두산·도요타·클라크 등 글로벌 업체의 지게차들이 점검·수리를 받고 있었다. 지게차 정비는 삼성로지피아의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책임지는 사업이다. 유 대표는 "거의 모든 브랜드의 지게차를 정비할 수 있는 기술과 부품 체계를 갖췄다"며 "최근에는 중대재해처벌법 강화로 안전 중심의 커스터마이징 수요가 늘고 있다"고 했다.

삼성로지피아는 지게차에 자체 개발한 '지게차 스마트 안전장치'를 탑재하는 작업도 수행한다. 작업 위험 반경을 빨간 선으로 시각화하고 해당 구역 내 움직임이 감지되면 경고음을 울리는 방식이다. 지문 기반 잠금 시스템을 도입해 미허가 사용을 차단했다. 무인지게차·스태커 등 무인 물류장비 분야로의 확장을 진행 중이다.

삼성로지피아는 5~10년 뒤 미래도 내다보고 있었다. 미래 전략 법인 '로지버스'를 세우고 자율이동로봇(AMR) 믈류 공급 사업을 추진 중이다. /사진=이병권 기자

삼성로지피아의 중장기 성장 전략도 엿볼 수 있었다. 미래 전략 법인 '로지버스'를 설립하고 자율이동로봇(AMR) 렌탈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글로벌 AMR 기업 긱플러스·스탠다드 로봇·진송 로보틱스 등과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현장 특성에 맞춘 무인 운송·물류 로봇 라인업을 구축 중이다.

2024년 매출은 약 116억원으로 전년 대비 70% 증가했다. 지난해는 이보다 50%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추정한다. 회사는 올해 250억원, 2030년 700억원까지 매출을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유 대표는 "고부가 프로젝트형 설비 사업이 본격적으로 매출에 반영되기 시작했다"며 "지식재산권을 확보하고 올해 3공장을 추가 증설해 확실한 경쟁 우위를 점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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