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일자리 버팀목인데...쿠팡 물류센터 후속 투자 '빨간불'

유엄식 기자
2026.03.08 08:30

지방 일자리 허브 자리매김...비서울 채용 비중 80% 넘어
정보유출 사태에 따른 경영 리스크, 새벽배송 규제 기조 등 불활실성 해소 관건

#2021년 창원 진해구에 문을 연 쿠팡 풀필먼트센터 고용 인원은 2500여명으로 상당수가 창원 지역 거주자다. 당시 조선업 불황으로 진해구는 고용위기 지역으로 지정됐는데 쿠팡 물류센터에서 1457명을 채용해 그해 지역 신규 고용의 75%를 책임졌다.

쿠팡 물류센터는 인구 감소로 위기를 겪는 지방에서 '일자리 허브'로 주목받는다. 신규 투자로 구축한 물류시설 대부분이 지방에 집중돼 '비서울' 일자리를 늘리는 버팀목 역할을 해왔다.

쿠팡은 그동안 경상도, 전라도, 충청도 등 지방 지역에만 6조원 이상을 투자해 30개 지역에 100개 이상의 물류센터를 구축했다. 2024년 발표한 3조원 추가 투자 로드맵도 약속대로 이행 중이다. 대규모 정보유출 사태 직후 정치권으로부터 "사회공헌이 없고, 이익만 챙긴다"고 비판받았지만 지방 일자리 확충에 가장 크게 기여한 기업인 셈이다.

이미 투자를 마치고 운영 중인 광주 풀필먼트센터에서만 2000명을 신규 채용했고, 남대전(1300명) 천안(500명) 칠곡 서브허브(500명) 등도 지역 인재를 집중 채용했다. 2024년 착공한 부산(3000명) 이천(1500명) 김천(500명) 울산(400명) 물류센터와 지난해 첫삽을 뜬 제천(500명) 물류센터에서도 신규 채용이 예정돼 있다. 2027년까지 추가 투자로 구축한 지역 물류센터에서 순증하는 직고용 인원만 1만명이다.

로켓배송을 처음 시작한 2014년 2500여명이었던 쿠팡 직원은 올해 1월 기준 9만명을 넘어 36배가량 늘어났다. 이 가운데 비서울 지역 근로자 비중은 80% 이상으로 추정된다. 쿠팡에 따르면 경상도, 전라도, 충청도 등 지방 물류센터에서 근무하는 2030대 청년 직고용 인력 비중은 50%를 넘었다. 특히 전라도 광주1 물류센터는 직고용 전체 인력의 약 70%가 2030대 청년 근로자다. 쿠팡은 그동안 전주대, 군산대 지방의 여러 대학과 파트너십을 맺고 정규직 채용을 늘려왔다.

쿠팡 광주첨단물류센터 전경. 2024년 10월 준공돼 가동 중이다. /사진제공=쿠팡Inc

직원들의 업무 만족도도 높다. 쿠팡 창원 물류센터에서 근무하는 30대 권 모씨는 "쿠팡 물류센터 일자리 처우와 복지는 수도권이나 서울만큼 매력적"이라고 했다.

하지만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회사가 위기에 봉착한 점이 지속적인 투자의 중대 변수로 떠올랐다. 쿠팡의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은 800만달러(115억원)로 전년동기 대비 97% 감소했다. 지난해 4분기 쿠팡에서 물건을 한 번이라도 구매한 활성고객 수는 2460만명으로 3분기보다 10만명 줄었다. 유료 회원 수도 전년 대비 소폭 감소했다. 이런 흐름은 개인정보 유출 사고 여파라는 게 쿠팡 측의 분석이다.

거랍 아난드 쿠팡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올해 1분기 로켓배송 등 프로덕트 커머스 분야의 전년 동기 대비 매출 성장률을 작년 4분기 성장률(12%)보다 낮은 5~10%로 전망했다. 매출 성장세가 꺾이면 추가 투자 규모를 최대한 보수적으로 설정할 가능성이 있다. 신규 물류센터 건립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단 의미다.

민주당 을지로위원회가 민주노총과 추진 중인 새벽배송 택배기사 근로시간 제한(일 8시간, 주46~50시간) 움직임도 쿠팡의 후속 물류·고용 분야 투자에 악재로 작용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쿠팡의 성장세가 정보유출 사태로 다소 주춤해졌고, 정보 유출에 따른 과징금 등도 확정되지 않았다"며 "쿠팡이 지방 투자를 더욱 늘리려면 실적 반등은 물론 규제 불확실성 해소가 당면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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