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솟값 한 달 새 껑충 뛰었지만…업계 "가격 인상 없다" 선 긋는 이유

차현아 기자
2026.08.10 15:06

오이·애호박 전월비 40%대 급등…평년 대비로는 여전히 '안정세'
이상기후에 공급망 안정화 나선 F&B…"당장 가격 변동분은 본사 몫"

(서울=뉴스1) 박지혜 기자 = 극심한 폭염으로 신선식품 가격이 급등한 9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 농산물 코너에 청상추가 진열돼 있다. 2026.8.9/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박지혜 기자

최근 이어진 폭염으로 채소 가격이 크게 오른 가운데, 정작 외식 프랜차이즈 업계가 받는 타격은 상대적으로 적은 모습이다. 채소 가격이 한 달 전 대비 급등한 것은 맞지만 평년에 비해 오히려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서다. 다만 최근 이상기후 현상이 잦아지는 만큼 업계는 원자재 수급 안정을 위한 선제적 대응 체계 마련에 집중하고 있다.

10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오이(가시계통·10개 기준) 소매가격은 10개당 1만788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 순 가격인 7475원 대비 44.32% 크게 오른 수치다.

토마토 소매가격은 1kg 기준 4301원으로 전월 대비 11.54% 상승했고, 양배추도 1포기당 3205원으로 같은 기간 4.06% 올랐다. 애호박(상품 1개)은 1504원으로 전월 대비 무려 48.32% 뛰었다. 최근 한 달간 이어진 폭염으로 산지 출하량이 줄어들면서 가격이 급등한 결과다. 진창선 aT 조사원은 "날씨 영향으로 품질을 맞추지 못한 물량들이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주요 채소 가격 변동 추이/그래픽=김지영

하지만 버거 등 외식 프랜차이즈 업계는 당장 수급 비상을 논할 단계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통상 여름철에 채소 가격이 오르는 경향이 있고 올해 역시 예상 범위 내에서 가격이 오른 것이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현재 오이 가격은 평년 가격(1만2535원)보다 13.94% 낮다. 양배추(상품) 역시 전월보다는 소폭 올랐으나 평년 가격(4137원)과 비교하면 22.53% 저렴하다. 토마토(상품·1㎏)도 평년 가격(5402원) 대비 20.38%, 전년 가격(6418원) 대비 32.99% 떨어진 가격이다.

롯데리아 관계자는 "여름철 폭염에 직격탄을 받는 농수산물 종류는 어느 정도 정해져 있다"며 "햄버거에 들어가는 양상추와 토마토, 양파 등은 현재 가격이나 수급에 전혀 영향이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국맥도날드 측도 "전국 지역 농가 및 협력업체와 구축한 안정적인 공급망을 바탕으로 원재료를 수급하고 있어 현재 주요 식재료 수급에 차질이 없다"고 밝혔다. 버거킹 역시 메뉴 운영에 큰 영향이 없다는 입장이다.

맘스터치의 경우 소스류 등 맛의 표준화와 직결된 핵심 원재료를 제외한 양상추 등 농산물을 가맹점 필수 구매 품목에서 전면 제외했다. 맘스터치 관계자는 "가맹점주가 원하는 유통 채널에서 직접 구매하도록 해 농산물 수급 불안과 가격 인상에 자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단체 급식 및 주요 외식 업체들 역시 여름철 채소 가격 변동을 상수로 두고 대응 체계를 갖춘 상태다. 현대그린푸드와 텍사스로드하우스 측은 "여름철마다 기상 악화로 등락이 큰 품목인 만큼 사전에 물량을 충분히 확보하는 등 선제적인 대책을 마련해뒀다"고 전했다.

다만 업계는 이상기후 현상이 변수가 아닌 상수가 돼 가고 있는 만큼 예상치 못한 수급 차질 발생 가능성에 긴장하고 있다. 한 외식업계 관계자는 "설령 갑작스런 기후 변화로 원자재 수급 타격이 발생하더라도 이를 곧바로 소비자 가격에 반영하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당장의 가격 변동분은 회사가 안고 가야 할 몫"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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