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70년인 올해는 한국 제약산업계로서도 각별한 의미가 있는 해이기에 남다른 각오를 갖게 된다. 200개 회원사를 둔, 한국 제약산업을 대표하는 한국제약협회는 올해로 창립 70주년을 맞이한다. 지금 우리는 제약 100년을 향해 새로운 비전과 좌표를 설정해야 할 전환점에 서 있다.
국내 제약산업계는 '안으로 뿌리를 단단히 내리면서 세계로 뻗어나가겠다'는 다짐으로 올해 '국민신뢰 확보와 글로벌역량 강화'를 목표로 잡았다. 이를 위해 연구개발 강화와 윤리경영 실천, 사회적 책임 이행과 대국민 소통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제약(製藥)과 창약(創藥)에서 나오는 제약산업만의 스토리를 만들고 이 스토리를 갖고 사회와 소통하며 공감과 동의를 구하고 이러한 공감과 동의를 기반으로 세계시장 진출을 본격화하려고 한다.
'국민신뢰 확보'를 위해선 무엇보다 우리 스스로 당당한 제약산업의 면모를 갖추고 또 제약산업 본연의 가치를 제대로 알리는 것이 기본이라고 할 수 있다. 불법 리베이트 추방 등 윤리경영을 확립하기 위한 노력과 함께 제약산업의 경제·사회적 기여도 연구를 통해 산업 가치를 측정해 보려는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다.
선진국들도 인정하는 우수한 생산시설과 연구소, 최첨단 물류센터 등은 물론 제약박물관이나 기념관 등에 대한 시민 개방 행사도 가질 예정이다. 산업에 대한 시민의 이해를 높이는 게 목적이지만 미래 신약개발 과학자를 꿈꾸는 어린이가 나온다면 더할 나위 없이 뜻 깊은 행사가 될 것이다.
'글로벌 역량강화'는 1100조 원 세계 의약품시장에 뛰어든 국내 제약산업계의 지상과제다. 세계시장 진출의 핵심 성공열쇠는 물론 글로벌 무대에서 통할 수 있는 의약품이라고 하겠다. 세계 10대 신약개발국으로서 23개의 국산 신약을 개발해낸 역량을 갖고 있지만 아직도 갈 길이 멀다.
예를 들어 국내 주요 제약기업의 국내 매출액 대비 수출액 비중은 10%대다. 중장기적으로 그 비중을 50%이상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신약 개발 역량과 함께 자금력과 글로벌 마케팅 역량도 겸비해야 함은 물론이다.
인프라 측면에서는 세계시장 진출을 본격화하는데 충분한 단계에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 협회가 올해 초 실시한 글로벌 진출관련 조사에서 국내 주요 제약기업의 해외 법인 수가 69개에 달하고, 의약품과 기술 수출 등의 계약은 169건에 달했다.
무엇보다 주목할 대목은 국내개발 신약의 외국 시판허가가 늘어나고 있고 해외 임상시험과 대규모 수출계약 건수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8월 기준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시판허가를 받은 품목이 4개, 해외 임상시험이 79건이었으며 1억 달러 이상 대규모 수출계약도 6건이 넘었다. 수치적인 성장 못지않게 동남아시아 등 기존 시장뿐 아니라 유럽과 중동, 중남미 등 세계 각국으로 의약품 수출이 확대되고 있어 더욱 고무적이다.
분명 우리 제약산업은 희망이 있다. 그간 리베이트 등 여러 문제가 있었지만 강력한 자정 의지와 노력으로 윤리경영의 틀을 잡아가고 있고 글로벌 시장에서의 본격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는 전환기에 들어섰다고 본다. 한국제약협회 창립 70주년을 전환점으로 삼아 '국민신뢰 확보와 글로벌역량 강화'에 매진하고자 하는 우리 제약산업의 도전을 관심 있게 지켜봐 주시고 응원해주시길 부탁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