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세월호 참사 1년…'나'부터 달라져야 한다

공하성 경일대학교 소방방재학과 교수
2015.04.16 07:04
공하성 경일대학교 소방방재학과 교수.

세월호 참사 1주기를 지내면서 대한민국은 안전해졌을까.

세월호 참사 이후 허술한 안전점검과 부실한 안전시스템이 문제로 지적됐다. 정부는 각 분야에 대한 긴급 점검에 나섰고 지난해 12월 출범한 국민안전처는 안전본부와 소방방재청, 해양경찰청을 합해 정원 1만여 명의 거대 조직으로 출범했다. 국민안전처에는 올해 예산만 3조3000억원이 투입된다.

전국의 시설물 86만여 곳을 일제히 점검하고, 국민들이 동참할 수 있도록 '안전신문고앱'도 만들었다. 안전을 위협하는 생활 속 위험을 신고하도록 하는 등 안전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한다.

국민 개개인은 안전의식을 높여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높았다. 하지만 그 때뿐이었다.

주위를 면밀히 살펴보면 실질적으로 변한 게 별로 없는 것 같다. 예를 들어 판교 환풍구 붕괴사고 이후에도 환풍구 위로 시민들이 걸어 다니고 있는 것이 자주 목격된다.

다시는 같은 참사가 되풀이되지 않게 문제점을 분석하고 개선 방안을 짚어봐야 한다.

첫째, 국민안전처는 부처 이기주의에서 벗어나 오로지 국민의 안전을 위해서만 존재해야 한다.

지난해 대통령은 해경해체라는 극단적 대책을 내놨다. 그래서 탄생한 것이 국민안전처이다. 그때 국민들은 이제는 뭔가 달라지는구나 라고 생각했는데 일명 '무늬'만 바뀌었지 달라진 것은 거의 없어 보인다. 안전본부와 소방방재청을 중앙소방본부로, 해양경찰청을 해양경비안전본부를 이름을 바꾸었을 뿐이다.

어찌됐던 대형재난에 대한 통합적이고 신속한 대처를 위해 국민안전처를 발족한 만큼 세월호 참사 때 문제가 되었던 부처 이기주의를 극복할 필요가 있다. 중앙소방본부 내의 안전 분야 행정직 공무원과 소방공무원을 같은 공간에 근무하도록 해 서로의 고충을 함께 나누도록 해야 한다.

또 중앙소방본부와 해양경비안전본부간의 합동훈련을 수시로 실시하는 등 부처 이기주의의 벽을 허물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둘째, 국민안전처는 대규모 예산을 효율적으로 배분해야 한다.

국민안전처에 거대 예산이 투입되고 있는데 현재 국민안전처는 정부와 국민의 눈치만 살피면서 실적이 바로 보이는 대응과 복구에 치중하고 있지 않나 생각이 든다. 대응과 복구도 중요하지만 재난 전단계인 예방과 대비에도 예산을 더 투자해야 한다. 모든 재난을 사전에 예방할 수는 없지만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다.

셋째, 안전신문고앱의 활성화도 시급하다.

국민안전처가 만든 생활 속 위험요소 신고를 접수하는 안전신문고앱은 현재 20만명의 다운로드에 불과하다. 안전신문고앱이라는 모바일 앱 서비스를 시작한지가 두 달 정도에 불과하다고 하지만 시민을 상대로 한 홍보가 많이 부족하지 않나 생각이 든다.

다운로드수를 비교해 볼 때 국민메신저라고 하는 '카카오톡'은 1억명, 밴드는 '1000만명'인데, 이에 비하면 너무 초라한 이용수치다.

넷째, 육상과 해상을 아우르는 특수재난본부의 신설도 절실하다.

국민안전처 신설 전 소방본부, 해양안전본부, 특수재난본부안을 내놨으나 어떤 연유인지 특수재난본부가 사라지고 소방본부의 이름을 중앙소방본부, 해양안전본부를 해양경비안전본부로 바꿨다. 골든타임 투입을 위한 특수구조대는 육상재난은 중앙소방본부 내에 두고 해상재난은 해양경비안전본부 내에 두는 것으로 결정됐다.

하지만 중소형재난은 몰라도 대형재난에 있어서는 육상과 해상의 구분을 두지 않고 통합적으로 대처해야 하므로 군의 해병대처럼 육상과 해상을 아우르는 항공, 에너지, 화학재난까지 대응이 가능한 '특수재난본부'를 신설해 골든타임을 반드시 지킬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

다섯째, 이제 '나'도 달라져야 한다.

안전에 대한 문제를 정부에만 탓할 것이 아니고 바로 나부터 안전에 대한 의식을 새롭게 다질 필요가 있다. 이제 나도 달라져보자 기초질서인 교통질서 지키기, 길을 걸을 때 이어폰으로 음악 듣지 않기, 길을 걸어가면서 스마트폰 사용하지 않기, 자전거 탈 때 안전모 착용하기 등 마음만 먹으면 모두 쉽게 할 수 일들이다.

'나'부터 달라지면 '우리'가 달라진다. 국민 전체가 안전불감증에서 벗어나 안전강국을 일구는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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