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지난 3월 기준금리를 사상 최초로 1%대로 낮춘 효과가 금융부문에서 나타나고 있다. 3월 시중은행 신규 예금금리는 1.92%, 대출금리는 3.61%까지 하락했다.
예금금리보다 대출금리 하락폭이 더 커지면서 예대금리차는 1.69%로, 2008년 12월(1.31%) 이후 6년 여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특히 불과 2주 만에 33조9000억원어치나 팔린 ‘안심전환대출’ 영향이 컸다.
이 통계만 보면 가계부채가 꽤나 안정화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면을 살펴보면 신용등급이 낮은 저소득층은 최근 금리인하 효과를 체감하기 어렵다는 결론에 이른다.
3월 시중은행은 물론 상호금융, 새마을금고, 신용협동조합 등 제2금융권 대출금리는 대체로 하락했다. 그런데 저축은행만 11.96%에서 12.07%로 올랐다. 이마저도 기업대출과 평균을 낸 수치다. 저축은행 가계대출 금리는 올해 3월 기준 평균 17.72%에 이른다.
한은이 지난해부터 올해 3월까지 기준금리를 세 번 내렸지만 저축은행은 이 기간 오히려 가계대출 금리를 대폭 올렸다. 작년 1월 저축은행 가계대출 금리는 13.92%였다. 1년 여만에 3.8%포인트나 오른 셈이다.
이처럼 저축은행 금리가 ‘역주행’한 이유는 수요가 늘어서라고 한다. 경기침체로 학비, 주거비 등 생계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고금리를 무릅쓰고 저축은행 문을 두드린 케이스가 많다는 얘기다. 30%대 초고금리를 책정해온 대부업체들이 저축은행으로 ‘변신’한 것도 이유다.
저축은행은 제1금융권을 이용하지 못하는 신용등급이 낮은 개인들이 많이 이용한다. 한 TV광고 문구처럼 ‘휴대폰만 있으면 300만원을 바로 빌려주는’ 소액대출 비중이 전체 대출의 90%가 넘는 곳도 있다. 진입은 쉽지만 고금리로 상환 부담이 가장 높은 곳이 저축은행이다.
저축은행 대출잔액은 올해 3월 기준 10조8000억원 정도다. 전체 가계대출 규모에서 큰 비중은 아니지만 최근 증가율을 보면 걱정스럽다. 작년 2월만 하더라도 9조800억원이었는데 불과 1년만에 10% 이상 늘었다. 시중은행과 비교해 증가속도가 매우 가파르다.
규모가 작다고 무시할 일은 아니다. 소액대출이 많아 실질 채무자 수는 예상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추진한 안심전환대출이 좋은 평가를 받고 있지만 한켠에서 “저소득층은 외면한 조치”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가계부채 근본적 리스크 해결은 상환능력이 취약한 저소득층까지 안심시킬 대책에서 시작된다"는 쓴소리를 당국이 간과해선 안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