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새누리당 당 대표가 사위 마약 사건에 얽혀 연일 화제다. 양형기준을 모르니 오해살 만도 하고, 인물의 무게감을 생각하면 의혹 살 만도 하다. 하지만, 요 며칠 그를 주목한 더 큰 이유는 다른데 있다. “포털 편향, 포털, 여당에 부정적”이라는 발언. 여권 당 대표, 아니 ‘대권 잠룡’의 인식 때문이다.
김 대표는 5만236건의 포털 기사를 분석한 보고서를 근거로 제시했다. 정부와 여당, 야당에 부정적인 기사가 각각 1029건, 147건으로 조사됐다고 한다. 5만여 건 중 1천여 건이면 겨우 2.34%다. ‘신뢰도가 떨어진다’는 평을 주로 받은 보고서[본지 9월 10일자 5면]도 답답한데, 심지어 용역을 발주한 기관은 새누리당 여의도연구소다.
국정감사 코앞,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자신들이 발주한, 수준 낮은 보고서를 토대로 당 대표가 포털을 비판한다? '작정했다'는 오해를 사기 충분하고, 결코 가볍게 지나칠 일이 아니다.
문득 ‘포털’이 궁금해졌다. 14일 오전, 네이버와 구글 검색란에 ‘김무성 사위’를 넣었다. 네이버는 연관 검색어 14개가 가장 먼저 보인다. 그리고 기사가 나온다. 검색 범위를 ‘뉴스’로 바꾸고 최신순을 체크하니 최초의 숫자 ‘1-10/1883건’이 나타난다. ‘최근 1주일’ 기간을 설정해 검색하니 1268건이다.
이번엔 여당이 외면한 구글이다. 웹 문서가 537만 개가 있다며 친절히 전체 숫자를 알려준다. 범위를 뉴스로 하니 약 24만2000개로 역시 전체 숫자가 표시된다. 기간을 설정하니 1000개다. 김무성 사위 관련 기사에서 네이버와 구글의 뉴스 건수는 큰 차이가 없었다.
네이버와 다음에는 이들과 계약 맺은, 즉 기사를 공급할 자격을 갖춘 매체의 뉴스만 나온다. 적어도 ‘미디어’를 흉내 내는 ‘듣보잡(듣도 보도 못한 잡놈)’ 사이트의 콘텐츠는 나오지 못한다.
구글은 구글 뉴스 제휴 신청을 하면 웹페이지 관리자가 ‘가이드 라인’에 맞는지 보고 매체로 인정해 주고 검색도 가능하도록 한다. 국내 포털보다 독립 및 소규모 매체에 열려 있는 구조라는 설명이다. 구글 관계자는 “구글뉴스는 100% 알고리즘 방식으로 많은 언론사가 송고한 기사를 중요하다고 판단해 묶음으로 제공하는 클러스팅 순위방식”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반인이 잘 모르는 사실이 하나가 있다. ‘김무성 사위’ 기사 중 잘못된 내용이 있다고 가정하자. 언론사가 수정했다. 네이버와 다음에는 수정된 기사가 즉시 반영된다.
구글은 ‘글쎄’다. 구글의 똑똑한 검색로봇은 다수가 공유한 웹 문서를 더 ‘믿도록’ 설계돼있다. 알고리즘을 바꾸거나 수정기사가 앞 기사보다 더 많이 공유되기 전에는 수정할 방법이 없다.
국감이 시작되자 새누리당 의원들은 김 대표의 포털 발언에 경쟁적으로 동참하고 있다. 지난 11일 문화체육관광부에 대한 교문위 국정감사에서 김학용 의원은 “포털이 품질이나 신뢰는 기대에 못 미치는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박대출 의원은 “포털 심의권을 지닌 기구가 필요하다”고 한 발 더 나갔다. 김종덕 문체부 장관은 “민간인으로 구성된 포털심의기구 설립을 검토하겠다”며 동조했다.
정부가 국가 정책을 평가받기 위해 국민을 위촉하는 것도 아니고, 민간기업을 평가하는 기구를 만든다니. 도대체 무엇을 어떻게 왜 심의한다는 건가. 국감 증인으로 네이버와 다음만 불렀는데 구글도 심의할 것인가.
한 종편은 김무성 사위 사건에 대해 “딸, 32년간 한 번도 속 썩인적 없어”란 자막을 ‘긴급’ 속보로 보냈다. 박장대소했다. 방송사가 언제부터 ‘긴급’을 이리 사용했던가. 이 기사는 화면이 캡처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까지 도배됐다.
포털 왜곡은 누군가에 유, 불리를 고민하는 순간 시작된다. 여의도 보고서야말로 그것을 인정한 것이다. ‘김무성 사위 보도 건으로 본 포털의 경향’ 긴급 보고서가 나오는 건 아닌지. 포털 품질보다 언론 품질, 정치 품질을 더 신뢰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