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국경 없는 '인재 플랫폼' 시대

장윤옥 테크M 편집장
2016.01.08 04:01
장윤옥 기획취재부 부국장

‘명불허전’이란 말은 중국의 맹상군 이야기에서 유래했다. 중국 전국시대 인물인 맹상군은 인재와 식객을 후하게 대접하기로 유명하다. 역사가 사마천이 그가 살았던 고장을 둘러본 후 쓴 ‘이름이 헛된 것이 아니었다’는 말이 지금까지 전해져 오는 것.

맹상군이 살았던 시기는 많은 나라가 세력을 다투던 때다. 재능을 가진 사람들은 유력한 인사의 집에 몸을 의탁하고 등용될 기회를 노리는 게 일반적이었다. 맹상군의 집에는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인재가 3000명에 달했다고 한다. 그가 인재를 곁에 두는 것을 중시해 손님을 대접하는 데 돈을 아끼지 않았기 때문이다.

덕분에 맹산군은 여러 나라의 재상으로 이름을 날렸다. 처음에는 진나라의 재상으로 등용됐다가 다시 제나라에서 일했고 그 다음에는 위나라의 재상을 지냈다. 이 과정에서 재산과 목숨을 잃을 위기에 처한 것도 여러 번이었지만 그 때마다 그동안 거뒀던 식객들의 도움으로 극복해냈다.

전 세계의 기술트렌드를 이끌고 있으며 지금 이 시간에도 끊임없이 혁신이 이뤄지고 있는 미국 실리콘밸리. 이곳의 혁신을 이끄는 핵심 인재의 대부분은 미국에서 태어난 사람이 아니다.

 

인도와 중국, 러시아, 이스라엘 등 태어난 국가와 자라온 환경은 다르지만 최고 인재들이 협력해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고 세상에 없던 상품과 비즈니스모델을 만들어내고 있다.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기업을 이끄는 CEO(최고경영자)들도 이민자 출신이 적지 않다. 국적이나 출신국가에 상관없이 역량만 있으면 기회를 적극 제공하고 최고의 자리까지 주는 것이다.

각국 정부도 우수한 인재를 영입하기 위해 소매를 걷어붙이고 있다. 미국은 물론 호주와 싱가포르 심지어 중국까지 정부의 연구·개발이나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의 기회를 외국인들에게도 열어놓았다.

어디에서 태어난 사람인가가 중요한 게 아니라 그 나라에서 경제활동을 하고 가치를 만들어내는 사람이 중요하다는 것을 자각했기 때문이다. 우수한 인재들이 그 나라에 많이 유입되고 이들이 의미 있는 기술을 개발하거나 경쟁력 있는 상품이나 서비스를 만들어내면 결국 그 나라의 부를 늘리는 결과로 이어진다. 다양한 문화와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상품이나 서비스 개발에 참여할수록 다양한 지역에서 경쟁력을 가질 확률도 높아진다.

진정한 창조경제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외국의 인재들과 협력, 이를 통해 더 큰 시장을 만들어내겠다는 마인드를 가져야 한다. 중국의 맹상군이 천하의 인재를 받아들여 세력을 확장하고 위기를 극복한 것처럼 우리도 다양한 배경의 사람들과 협력하는 경험과 역량이 필요해진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정부부터 정부서비스의 대상과 내용을 확장할 필요가 있다. 외국인들이 차별받는다는 인상을 주지 않도록 생활인프라를 정비하고 서비스도 확대해야 한다. 어떻게 하면 다른 나라의 우수한 인재를 유치할 수 있을지, 어떻게 하면 그들이 편안하게 생활하고 신명 나게 일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하는 것이다.

정보통신과 교통수단의 발달로 세계가 하나의 생활권으로 이어지는 지금, 이제 사람들은 태어난 곳을 운명으로 받아들여 영원히 살지는 않을 것이다. 재능과 능력이 있는 사람일수록 자신이 가진 잠재력을 가장 잘 발휘할 수 있는 곳에서 일하고 생활하는 시대가 열린다.

기업들이 더 많은 이용자와 파트너가 참여하는 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처럼 정부도 경쟁력 있는 플랫폼을 만들어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우리 국민들까지 고립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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