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창동 사운드, 대중음악의 다양성을 꿈꾼다

이동연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2016.06.15 08:51

대중음악의 불모지였던 도봉구 창동에 ‘플랫폼창동61’이 개

이동연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장하면서 다양한 음악이 시민들과 만나고 있다. ‘플랫폼창동61’이 자랑하는 국내 최초의 컨테이너 전문 공연장 ‘레드박스’에는 개장 이후 한 달 동안 많은 뮤지션들이 무대에 올랐다. 밴드 시나위를 위시해, 장기하와 얼굴들, 이하이, 로열파이러츠, MC메타, 도끼, 더 콰이엇, 소란, 옥상달빛, 킹스턴 루디스카, 이한철, 앙상블 시나위, 김오키, 한상원, 찰리 정 등 주류와 비주류, 장르와 장르의 경계를 넘어서 개성 넘치는 뮤지션들이 관객들을 만났다. 팝, 록, 모던록, 포크, 힙합, 일렉트로닉, 국악, 재즈, 블루스 등 대한민국에서 나올 수 있는 거의 모든 장르들이 불과 한 달 만에 창동에 모여 흥겨운 사운드의 향연을 벌인 것이다. ‘플랫폼창동61’은 과연 대중음악의 다양성을 꽃피울 수 있는 진정한 플랫폼이 될 수 있을까?

알다시피 서울시는 박원순 시장의 민선 6기 공약으로 창동 역 근처 체육시설 부지 일대에 2만석 규모의 케이팝 전용 공연장인 ‘서울아레나’를 2020년에 건립하기로 발표했다. 서울시가 서울아레나를 건립할 때까지 ‘플랫폼창동61’을 만들어 1차적으로 이곳에 새로운 음악 신(Scene)을 형성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고, 앞으로 창동역 환승 주차장 일대에 창의적인 음악문화공간과 미래형 창업 지원 센터를 추가로 건립할 계획이다.

음악의 장르는 특정한 장소를 기반으로 탄생하고 발전해왔다. 루이 암스트롱이 활동했던 재즈의 고향 뉴올리언즈, ‘비틀즈’의 고향이자, 영국 로큰롤의 성지 리버풀, ‘너바나’, ‘펄잼’ 등 1990년대 얼터너티브 사운드를 태동시켰던 시애틀 등 음악의 새로운 장르와 스타일은 특정한 도시를 기반으로 형성된다. 모든 음악도시는 그곳에 애초부터 음악적 자원들이 있어서 발전한 게 아니라, 사람, 환경, 산업과 관련된 도시의 문화와 정책에 변화가 생기면서 자연스럽게 발전하였다. 창동 역시 마찬가지다. 이곳에 음악적인 자원이나 역사가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지금부터 대중음악과 관련된 일들이 하나 둘씩 만들어지면, 머지않아 창동에서 자생적인 음악신이 만들어 질 것이다. 이곳에서 처음으로 음악 생활을 시작하는 뮤지션이나 밴드들이 미래의 한국 대중음악의 주인공이 되는 것도 불가능하지 않다.

창동사운드는 아직 만들어지지 않았다. 이제 막 첫 걸음마를 내디뎠을 뿐이다. 시작은 나쁘지 않다. 많은 뮤지션과 레이블들이 ‘플랫폼창동61’에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인 참여 의사를 밝히거나, 콘서트, 쇼케이스, 이벤트, 뮤직비디오촬영, 음반녹음을 위해 대관 문의를 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현재 전국에 건립 중에 있는 ‘음악창작소’나 서울시가 은평구에 건립한 ‘은평음악창작지원센터’ 보다 ‘플랫폼창동61’이 지역의 음악 거점 플랫폼으로서의 확장 가능성이 더 높아 보인다.

다만 ‘플랫폼창동61’의 총괄 예술감독으로, 내가 진심으로 바라고자 하는 것은 서울아레나 같은 대형 공연장 인프라만 마치 고립된 섬처럼 있지 말고 창동에 다양한 음악 콘텐츠들이 공존하는 생태계가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것이다. 홍대는 인디음악이 역사적으로 다양하게 축적돼왔지만, 주류 음악인들의 활동 공간과는 분리되고 규모 있는 공연 인프라가 없다. 강남에는 아이돌 제작 중심의 대형 연예기획사들이 있지만, 음악의 다양성이 부족하다. 잠실 일대는 대형 공연장 시설이 있지만, 음악콘텐츠를 제작 유통하는 산업적 기반이 없다.

먼 미래를 내다보면, 창동은 대형공연장, 중형 라이브홀, 클럽 공연장이 들어서고 공연, 음반, 매지니먼트 등 음악기업들의 유치, 음악 산업 연계 콘텐츠 제작 업체 유치 등을 통해서 다양한 장르음악들이 공존하는 대안적 음악 도시로 발전할 수 있다. 주류이건, 비주류이건 음악 산업과 관련된 하드웨어, 콘텐츠웨어, 휴먼웨어가 다양하게 공존해 대안적 음악신이 만들어 질 수 있도록 창동사운드의 미래를 꿈꾸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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