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높은 성장세로 한강의 기적을 이루었던 우리는 싱가포르, 대만, 홍콩과 함께 “아시아의 호랑이”로 불렸다. 우리와 태평양 맞은편에 있는 태평양 동맹(Pacific Alliance)의 4개국인 콜롬비아, 칠레, 페루, 멕시코는 민주주의와 개방적 시장경제체제를 지향하며 중남미의 경제 중심축으로 부상하여 “태평양의 퓨마”로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우리는 이 퓨마 국가들과 자유무역협정(FTA)를 활발히 추진하여 칠레와는 2004년, 페루와는 2011년 FTA를 발효하였고, 멕시코와는 지난 4월 정상순방을 계기로 오랫동안 중단되었던 FTA 협상 재개 논의에 물꼬를 텄다. 이제 콜롬비아와는 다가오는 7월15일 오랜 시간 기다렸던 한-콜롬비아 FTA의 발효를 앞두고 있다.
4700만명의 내수시장을 보유한 콜롬비아는 브라질, 멕시코와 함께 중남미 3대 시장으로 손꼽힌다. 경제위기 상황 속에서도 최근 3년간 평균 4% 이상의 안정적 경제성장을 보이는 등 주변 중남미 국가에 비해 높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하고 있고, 북미와 남미, 태평양과 대서양이 만나는 교차점에 있는 전략적 요충지이기도 하다. 또한 석유, 니켈, 천연가스 등 풍부한 광물 자원도 보유하고 있어, 우리 기업들에는 매력적인 신흥 수출시장이며 투자 유망국이다.
잉카 문명의 후예이자, 탐험가인 콜럼버스의 이름을 계승한 콜롬비아는 중남미에서 유일하게 한국전쟁에 참전한 혈맹 국가인 동시에 전략적 협력동반자 국가이다. 양국은 오랜 정치적 혈맹관계에서 경제적 동맹관계로 확대, 발전해 나가기 위해 지난 2009년 12월 한-콜롬비아 FTA를 개시하게 되었다. 이후 3년여의 협상 끝에 타결, 2013년 2월 FTA 협정문에 서명했고, 우리는 2014년 4월 FTA 발효를 위한 국회비준 동의를 완료하였다.
그러나, 콜롬비아의 경우 우리와 비준 절차가 달라 상하원 승인 및 헌법재판소 절차까지 거치느라 처리시한이 매우 불투명한 시점에 박근혜 대통령께서 2015년 4월 콜롬비아를 방문, 산투스 대통령과 만나 FTA의 조속한 발효를 강력히 요청하셨고, 이 정상회담이 촉매가 되어 콜롬비아 정부는 마침내 국내 비준절차를 마무리 짓고, 다음달 15일 FTA 발효를 눈앞에 두게 된 것이다. 우리와 비슷한 시기인 2013년 9월에 FTA 협정을 체결한 이스라엘, 파나마는 아직도 국내절차를 진행하고 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콜롬비아 FTA는 콜롬비아가 아시아 국가와 최초로 체결한 FTA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우리 기업들이 중국, 일본 등 경쟁국보다 한발 앞서 중남미 인구 규모 3위, 국내총생산(GDP) 규모 15%의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동 FTA는 발효 후 10년 이내 98~99.9%에 이르는 대부분의 관세를 철폐하는 높은 수준의 FTA이다.
특히, 콜롬비아의 경우 우리의 주력 수출품목에 고관세를 부과하고 있어 우리 수출기업들이 직접적인 혜택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 예를 들어, 승용차의 경우 35%인 고관세가 10년 이내 철폐되어 현재 17%인 시장점유율을 더욱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세계 최고의 품질을 자랑하는 콜롬비아산 커피 원두를 수입하는 한 국내업체는 수입 후 재가공하여 국내뿐 아니라 중국, 동남아 등 전세계로 수출을 계획하고 있다. 전 세계에 촘촘하게 깔아놓은 FTA 네트워크를 활용하여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우리 중소기업의 수출을 늘리는 좋은 사례이다.
한 가지 더 주목할 부분은 국가개발에 주력하고 있는 콜롬비아에 우리의 경제개발이 모델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산투스 정부는 2014년 제2차 국가개발계획(2014-2018)을 통해 에너지/광물 개발, 제조업 육성, 인프라 구축 등에 약 3520억달러의 투자 계획을 발표하며 국가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2015년 4월 박근혜 대통령의 콜롬비아 방문은 전자상거래 및 전자무역 활성화, 인프라 현대화 사업 및 에너지 신산업 참여 등 분야의 논의를 통해 양국 간 경제협력의 길을 터주는 계기가 되었고, 향후 우리 기업들의 정보통신기기(ICT)·전자상거래·보건의료·신재생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협력 확대로 콜롬비아의 경제 성장에도 기여할 것으로 생각한다.
이제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를 맺은 콜롬비아와는 FTA 발효를 계기로 또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새로운 전기를 맞이하게 되었다. 양국 간 FTA가 태평양을 사이에 두고 포효하는 호랑이와 퓨마에 날개를 달아 상호 경제발전에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 콜롬비아 대문호인 가브리엘 마르케스가 남긴 ‘진정한 친구는 당신의 손을 잡고 당신의 마음을 움직이는 사람이다’라는 말처럼 FTA로 맞잡은 경제협력이 돈독한 관계발전에 디딤돌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