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주식이 좋나요? 자금을 넣어야 할까요?" 중견기업에 다니는 40대 후반 회사원 A씨가 지난해부터 기자에게 던지는 단골 질문이다. 매번 미안한 내색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혹시나 하는 간절한 마음에 같은 질문을 되풀이 한다.
고등학생과 중학생 두 딸을 둔 평범한 외벌이 가장인 A씨는 돈 들어오는 건 월급 밖에 없는데 자녀 교육비에 생활비 등 돈 나갈 곳은 너무 많다. 빠듯한 살림에도 용돈벌이라도 해보려고 1000만원이 넘는 돈을 주식에 투자하고 있다.
하지만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투자금의 상당 부분을 회수한 상태다. 당장 내년부터 자녀들이 대학에 진학하면 교육비와 생활비 부담은 더 커질 텐데, 투자종목 주가가 곤두박질 쳐 쌈짓돈마저 날릴 수 있다는 불안감에 주식시장에서 발을 뺏다. 그는 "뉴스에서 새로운 주식시장 변동성 얘기가 나올 때면 가슴이 덜컥 내려앉는다"며 "일단 소나기는 피하고 봐야 하는거 아니냐"고 털어놨다.
A씨처럼 한푼이 아쉬운 개인투자자들의 주식시장 탈출 행렬이 줄을 잇고 있다. 대내외 불확실성이 고조되면서 주식시장 변동성(위험)이 높아져 위험자산인 주식 가격이 급락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최근 최순실 게이트와 지난해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결정 이후 미국 기준금리 인상 가시화, 중국 위안화 약세 등 여파로 대내외 불확실성은 점점 커져만 가고 주식시장 변동성도 확대되는 모양새다.
이미 지난해 국내외 정치 불확실성이 고조되면서 코스피200 변동성 지수(VKOSPI)는 6월 브렉시트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 지수는 한 달 뒤 코스피 지수가 얼마나 변동할 지 예측하는 지표로 통상 코스피가 급락할 때 반대로 급등해 ‘코스피 공포지수’로 불린다.
증시 변동성이 커지는 만큼 개인들이 주식시장에 뒤늦게 뛰어들어 주가 급락의 후폭풍에 쪽박을 차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만만치 않다. 최근 주식시장에서 발을 빼고 투자를 주저하는 이유다. 지난해 유가증권(코스피)시장에서 개인투자자들은 글로벌 외환위기가 발생한 2009년부터 8년째 순매도세를 이어갔다. 개인 순매도금액이 8조8000억원 규모로 기관의 5조원 보다도 휠씬 많았다. 그만큼 개인들이 주식을 싼 액수보다 판 액수가 더 많았다는 얘기다.
한편에선 올해 미국의 추가 기준금리 인상과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확장적 재정정책 등에 힘입어 채권 가격이 급락하면 글로벌 자금이 채권에서 주식으로 대이동을 시작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른바 소위 그레이트로테이션의 시대가 도래한다는 얘기다.
투자의귀재 워런버핏의 스승으로 전설적인 투자자 벤저민그레이엄은 그의 저서 현명한 투자자에서 "기업을 철저히 분석해 주식을 싼 가격에 산다면 리스크를 낮추면서 만족할 만한 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주식시장에서 철저히 기업을 분석하고 투자를 실행해야 한다는 그레이트로테이션의 시대, 주식 투자 해답의 실마리를 제시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