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에서 창조와 혁신이 핵심적 가치로 떠오르다 보니 ‘창의력’과 ‘발상의 전환’이 무엇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우리가 직접 생활하는 주변에서는 특히 거창한 구호가 아니라 이 같은 창의력과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서울 곳곳을 돌아다니다 보면 거주지에 따라 주거 환경 격차가 심각하게 벌어지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새로 지어지는 대규모 아파트 단지나 대대적인 재개발이 진행된 지역은 도시 계획을 통해 조경이 잘 된 녹색 도시 정원이 들어서는 등 주거 환경이 깔끔하게 정비되고 있다. 반면 서민들이 주로 살고 있는 일반 주택가는 사정이 다르다. 실제 서울에서도 평창동, 성북동, 방배동 등 일부 고급 주택 단지를 제외하고 일반 주택가에서 나무가 많고 정비가 잘 된 지역을 발견하기가 쉽지 않다.
관악·영등포·동작·구로·강서·은평·강북·도봉·성북·금천구 등 오래전부터 형성된 서민 밀집 주택가의 사정은 더 열악하다. 단독 주택이 허물어지는 곳엔 어김없이 빌라와 같은 다가구주택이 들어선다. 이러한 변화는 녹색 환경 측면에서 매우 우려스럽다. 사계절 꽃이 피고 나무가 우거진 단독 주택들이 나무가 없는 휑한 빌라 등 다가구주택으로 대체되면서 생활환경이 갈수록 악화 되고 있다. 실제 최근 이런 동네를 걷다 보면 마당이 있거나 나무가 있는 집은 찾아보기 힘든 곳이 많다.
물론 생활권 주변 거점에 관악산, 북한산, 도봉산, 수락산, 청계산 등과 보라매 공원과 같은 큰 규모의 공원들이 존재한다. 하지만 이런 거점 공원은 차를 타고 이동해야 하는 곳이 대부분이다. 직접 거주하는 생활권에서 녹색 정원을 충분히 볼 수 없는 점은 문제다.
여기서 필요한 ‘발상의 전환’이 바로 작은 공원이다. 공원이 꼭 커야 할 필요는 없다. 66~132㎡(20~40평 정도)의 집 한 채 부지나 이에 못 미치는 작은 공간이라도 작은 공원을 조성할 의지만 있으면 된다.
천문학적 자금이 필요한 대규모 재생일 필요도 없다.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삭막한 주택가 중간에 집 한 채 정도를 매입하고 이를 허문 다음 꽃과 나무를 심고 주민이 쉬었다 갈 벤치를 놓을 정도의 비용을 투입한다면 생활권 곳곳에 주민들이 쉬거나 녹색을 느낄 작은 공원을 만들 수 있다.
빌라촌으로 변모하면서 나무가 사라지고 있는 일반 서민 주택가에 이런 변화를 줄 수 있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지 않을까.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도시 재생 또는 재개발 대비 적은 비용으로 주민들 삶에 직접적이고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는 작지만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들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