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보세]자본시장 활성화 마지막 퍼즐 '세제 개편'

전병윤 기자
2018.10.03 15:06

과세 기본원칙대로 '거래세 페지·양도세 적용'…손익통산·손실이월공제 도입, 시장 활력 모태

정부가 자본시장 활성화를 위한 전방위적인 규제 개선안을 내놓고 있다. 시중의 풍부한 유동성을 기업 성장 자금으로 활용하려는 의도다. 이른바 '모험자본'을 키워 혁신기업 성장의 마중물로 삼겠다는 것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내놓은 '사모펀드 체계 개편방향'에서 모험자본의 자금줄 역할을 하는 사모펀드에 자율성과 권한을 대폭 주는 전향적 조치를 담았다. 예컨대 49인 이하로 제한된 사모펀드 투자자 수를 100인 이하로 완화하고, 경영권 취득 여부에 따라 사모펀드를 '경영참여형'과 '전문투자형'으로 구분해 복잡한 운용 규제를 차별적으로 적용하던 걸 하나로 합쳐 단순화했다.

문턱을 낮춰야 기관투자자를 비롯한 거액자산가, 전문투자자 등 '큰손'이 자본시장에 자유롭게 참여하고 모험자본도 제대로 육성할 수 있다. 모험자본을 연결고리 삼아 '혁신기업 창업 및 투자→기업 성장 및 투자금 회수→재창업 및 재투자'로 이어지는 선순환 생태계를 구축해 소득주도성장의 한 축인 혁신성장을 도모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금융위 판단은 시의적절하다.

이번 대책이 예고편일 정도로 금융위는 앞으로 자본시장 활성화 방안을 시리즈로 내놓을 방침이라고 한다. 금융위가 이러한 '야심작'을 만들기 위해 상반기 동안 시간을 쏟으며 대책 마련에 고심했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자본시장 활성화의 마지막 퍼즐이 있다. 과세 체계 손질이다. 지금은 투자 대상이 비상장인지 상장인지, 국내인지 해외인지, 주식인지 파생상품인지, 직접 투자인지 간접 투자(펀드)인지에 따라 과세 여부가 제각각이고 세율도 천차만별이다.

전체 투자는 손실을 입어도 해외 주식 등에서 이익금이 있으면 양도소득세를 물어야 하는 불합리한 사례가 부지기수다. 일관성도 철학도 없어 후진적 정책의 최후 보루란 악평을 듣는 이런 과세 체계에선 투자자가 자산배분보다 절세나 세금 회피에 초점을 맞출 수밖에 없다.

해법은 단순하다. 대다수 선진국처럼 '소득 있는 곳에 세금 있다'는 과세 기본 원칙에 맞도록 양도세를 적용하고, 투자 손익과 무관하게 주식을 팔 때마다 기계적으로 걷는 증권거래세를 폐지해야 한다.

주식, 채권 등 투자 대상과 국내·외 등 투자 지역을 가리지 말고 모든 손익을 합쳐 수익이 난 부분에만 양도세를 과세(손익통산)해야 한다. 또 손실분은 다음 해로 넘겨 이익에서 빼 세액을 줄여주는 손실이월공제도 허용해야 마땅하다. 그래야 일부 자산에서 손실이 나더라도 수익으로 전환할 때까지 참고 견딜 수 있는 힘이 생긴다. 투자자에 대한 합리적 과세 체계는 자본시장을 키울 뿐만 아니라 정부 소득주도성장을 뒷받침하는 일거양득의 정책이다.

보수적이라고 하는 일본마저도 저성장·고령화란 난제를 풀기 위해 거래세 폐지와 양도세 도입을 골자로 손익통산, 손실이월공제 적용 등 자본시장의 전면적 과세 개혁을 실시했다는 걸 인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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