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절박한 中企 살린다면서 '돈선거'

고석용 기자
2019.02.20 17:54

제26대 중소기업중앙회장 선거가 1주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혼탁선거 양상이 짙어지는 모습이다. 이달 초 모 후보가 선거인단에 금품을 건넨 혐의로 송파경찰서로부터 수사를 받는다는 소식이 들리더니 지난주에는 모 후보의 비서가 언론인에게 “기사 잘 부탁한다”며 금품을 건넨 것으로 확인됐다.

이외에도 선관위 관계자에 따르면 물증이 없어 수사할 수 없는 선거법 위반 제보만 15건이 넘는다. 360만 중소기업을 대표하는 ‘중통령’을 뽑는 선거라지만 600명이 채 안 되는 선거인단으로 치르는 소규모 간선제가 ‘대통령’ 선거에서도 구경하기 어려운 혼탁성을 자랑한다.

20일 열린 중기중앙회장선거 공개토론회에서 후보들은 하나같이 “위기에 빠진 중소기업을 살리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지금 같은 혼탁선거가 이어진다면 중기중앙회장이 중소기업을 살리기는커녕 오히려 위기로 내몰 가능성이 더 높다. 당선되자마자 중소기업계의 얼굴에 먹칠부터 하는 꼴이어서다.

가장 큰 문제는 국민들에게 중소기업을 살리자는 주장을 설득하기 어려워진다는 점이다. 비도덕적인 모습으로 얼룩진 집단이 대한민국의 기둥이라며 육성·지원을 요구하는 주장을 받아들일 국민은 많지 않다. 선거에서는 돈잔치를 해놓고 근로자들을 향해서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경영이 어려워졌다고 주장하면 누가 믿을 수 있는가. 반기업정서를 만들어가는 게 누구인지 중기중앙회장 후보들 스스로 돌아봐야 한다.

중기중앙회장은 정책을 만들어내는 사람도 아니고 집행하는 사람도 아니다. 중기중앙회장의 가장 큰 존재이유는 중소기업계의 목소리를 한 곳에 모으고 이를 대표해 정책입안자나 집행자에게 전달하는 일이다.

중소기업이 어렵고 힘들 때일수록 중기중앙회장에게는 높은 도덕성이 요구된다. 그래야 중소기업계의 목소리가 진정성과 설득력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중소기업계를 대변할 중통령으로 누구를 세울지는 일주일 뒤 사장님들의 손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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