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보세]'미래 서울' 진정성 있는 변화 이끌길

김경환 기자
2019.02.26 06:09

역대 최장수 박원순 서울시장의 ‘10년 시정’ 윤곽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해 2선 임기를 마치는 동안 별다른 대형 프로젝트엔 관심이 없는 듯 보였던 박 시장이 광화문 광장 재구조화, 강북횡단선 등 서울 2기 도시철도 계획을 비롯한 강남·북 균형발전 계획, 리인벤터 서울(도로 위 공원 및 공공임대주택 건설), 여의도·용산 마스터플랜 등 구상하던 프로젝트들을 선보이기 시작한 것. 수 조 원이 투입돼야 하는, ‘미래 서울’의 모습을 바꿀만한 대형 프로젝트라는 공통점도 지닌다.

박 시장이 그동안 소소하지만 생활 속 실질적인 변화에 집중해왔다는 점에서 이러한 변화는 극적이다. 대표적인 정책이 ‘걷기 좋은 서울’이다. 도심 차량 운행 속도를 60km/h에서 50km/h로 하향 조정(이면도로는 30km/h)하고, 사람들이 쉽게 길을 건널 수 있도록 횡단보도 설치를 확대해왔다. 더 이상 육교나 지하보도를 건너지 않고, 멀리 돌아가지 않고 쉽게 길을 건너고 걸을 수 있게 된 것 만해도 일상 속 큰 변화다.

서울을 △따릉이·나눔카 등 공유 경제의 대표 도시로 변화 시킨 것 △밋밋하던 일상을 야시장 등 축제가 일상이 된 도시로 만든 것 △시민들의 서울시 정책 참여 지평을 넓힌 점 등도 평가를 받을 만하다. 우리 눈엔 잘 띄지 않지만 실질적 생활 기준을 변화시킨 ‘생활 정치’의 표본이라 할만했다.

서울시 관계자들은 이 같은 변화에 대해 박 시장이 그동안 고민하고 구상해오던 ‘미래 서울의 모습’을 구체화하는 작업에 돌입한 것이라고 언급했다. 강남에만 쏠린 인프라 불균형을 개선해 서울의 긍정적 변화를 이끌 것이란 기대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천문학적 예산이 소요되는 대형 프로젝트들이 쉴 새 없이 쏟아지다 보니 피로감이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다. 예산을 감당할 수 있을까란 우려가 나오는 것도 당연한 수순이다.

사실 박 시장의 가장 큰 장점은 시민 운동가 출신으로 기존 정치인과는 많이 다르다는 점이었다. 반면 별다른 대형 프로젝트들을 추진하지 않고 생활속 변화만 추구하다 보니 최장수 서울시장이었음에도 눈에 띄는 과감한 정책이나 랜드마크가 없다는 점이 약점으로 꼽혔다. ‘생활 정치’가 우리 삶을 근본적으로 바꿨지만 소소한 변화다 보니 ‘박원순 시장이 한 게 도대체 뭐지?’란 질문까지 나오는 실정이었다.

부디 남들이 알아줘야 한다는 조급함이 아니라 ‘미래 서울’을 만들어간다는 큰 그림 하에 서울의 제대로 된 변화를 이끌어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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