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오세훈 서울시장은 자신의 페이스북 사진을 바꿨다. 서울시의 새 슬로건인 '다시 뛰는 공정도시 서울'을 내걸었다. '다시 뛰는 공정도시 서울'은 지난 4월 오 시장 취임 후 발족한 '서울비전2030위원회'가 지난 9월 제시한 미래상이다. 오 시장은 당시 2030년까지 향후 10년 시정 밑그림을 제시하겠다며 각계 전문가와 시민들로 구성된 위원회를 꾸려 '서울비전2030'을 만들었다.
오 시장의 시정 철학을 효과적으로 표현하기 위한 '다시 뛰는 공정도시 서울'은 공정도시를 향해 뛰어가는 서울의 활력을 시각적 이미지 서체로 구현했다. 캘리그래피 서체로 역동감과 리듬감을 강조하고 빨간색 및 파란색의 조합으로 힘 있고 올곧은 도시의 모습을 표현했다.
슬로건인 '다시 뛰는 공정도시 서울'은 서울시 공식 브랜드인 '아이서울유'(I·SEOUL·U)'를 상당 부분 대체하고 있다. 서울시 정책 홍보 포스터나 현수막, 전광판 영상부터 직원 명함, 공문서, 보도자료, 공사장 가림막, 인터넷 배너, 방역용 마스크 등 광범위하게 쓰이고 있다.
오 시장 취임과 함께 '아이서울유'가 바뀌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는 이미 나왔다. 이전 시장들도 마찬가지였다. 오 시장 시정 1기(2006~2011년)엔 '창의 시정-서울을 움직이는 힘'을 사용했다. 고 박원순 전 시장 재임 중(2012~2019년)엔 '희망 서울-함께 만드는 서울, 함께 누리는 서울'과 '함께 서울-시민과 함께 세계와 함께'를 사용했다.
오 시장이 당장 새 브랜드를 만들기는 어려웠다. 현실적인 이유에서다. 서울시의회가 '아이서울유'를 공식 브랜드로 지정하는 조례안을 통과시켜 서울시의회 협조 없이는 브랜드를 바꿀 수 없다. 현재 시의회 의원 110명 중 99명이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다. 수십억 원을 들여 만든 브랜드를 바꾸면 '예산 낭비' 지적도 나올 수 있다. 서울시는 브랜드 개발과 홍보에 약 20억원을 썼다.
일각에선 이를 두고 '전임 시장 지우기' 아니냐는 불편한 시선을 보낸다. 시민단체 관련 민간위탁·보조금 사업 예산과 TBS 교통방송 출연금 삭감 등과 함께 말이다. 이에 대해 오 시장은 "만들어질 당시 부정적 여론이 있었더라도 후임자 입장에서 존중하고 계속 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도리"라고 밝힌 바 있다. '아이서울유'가 고 박 전 시장의 것이 아닌 서울시민의 것이라는 것을 인정한 셈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슬로건이 바뀌는 것이 아니다. 슬로건에 담긴 시정 철학이 일관성과 지속성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실제로 계층이동 사다리 복원 정책에 강력한 의지를 보인 오 시장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끊어진 계층이동 사다리를 복원해 누구에게나 기회가 공정하게 주어지는 '상생도시'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강조하고 있다. 오 시장의 시선은 분명하다. 무너진 계층이동 사다리를 복원하고, 서울을 세계 5위 도시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다. 자신의 슬로건처럼 오 시장이 서울시정을 뚝심 있게 진행하는지 지켜보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