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중순 온라인으로 열린 미중 정상회담은 양측 모두 한치의 양보 없이 사실상 실패로 끝났다. 인권문제, 무역마찰, 중국의 인도양 진출 등 의제가 많았지만 시장의 관심은 미중 무역마찰의 전향적 변화였는데 이 또한 성과가 없었다는 얘기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때 시작된 무역마찰이 장기화하면 과연 미국과 중국 중 누가 손해가 클까.
이를 계산하기 위해 국제무역센터가 발표하는 마켓포텐셜(Market Potential) 지표를 활용할 수 있다. 마켓포텐셜은 데크루(Decreux)와 스파이스(Spies·2016년)가 만든 지표로 규제 등 장애요인이 없을 때 한 국가의 앞으로 5년간 수출액의 이론값을 추정한다고 한다. 따라서 이 이론값에서 실제 수출액을 빼면 그 값은 장애요인이 없을 때 수출의 '증가 잠재력'을 보여주는 셈이다.
이 지표를 통해 계산해보면 2020년 기준 미국의 대중 '수출증가 잠재력'은 1110억달러, 중국의 대미 '수출증가 잠재력'은 2198억달러로 중국이 미국의 거의 2배다. 그만큼 중국의 손해가 크다는 얘기. 명목GDP(국내총생산) 대비 비율로 보면 미국은 0.5%, 명목GDP가 미국보다 작은 중국은 1.5%다. 추가 관세로 무역마찰이 지속되면 중국의 기회손실이 갈수록 커질 것이란 전망이 가능하다. 게다가 중국은 최근 전력부족, 에너지가격 상승, 코로나19 위험 등으로 내수확대가 어렵다. 중국 정부로선 수출증가 잠재력이 매력적일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미중 무역마찰로 중국의 부담이 커지는 또다른 이유로는 미국의 '수입대체 강화'를 꼽을 수 있다. 예컨대 중국의 대미 수출업종 중 특히 '수출증가 잠재력'이 큰 전기기기업종 등은 미국의 자국 생산체계 강화로 '수출증가 잠재력'이 줄고 있다는 평가다. 반면 미국의 대중 '수출증가 잠재력'이 큰 LNG(액화천연가스)는 무역마찰로 2019년엔 수출이 급감했지만 최근 중국의 엄청난 전력난 때문에 미국산 LNG 수입도 급증한다고 한다.
따라서 경제적 요인만 살펴보면 무역마찰 장기화로 손해가 큰 쪽은 일단 중국이다. 대대적인 탄소중립계획을 발표한 만큼 일시적이면 몰라도 석탄생산 증산으로 전력부족을 계속 메꿔나가기 어려운 점도 부담이다. 미중 무역마찰의 장기화를 염두에 두고 소비확대를 위한 '국내 대순환정책', 또 최근 중산층의 내수소비 확대를 뒷받침하기 위한 이론적 배경으로 '공동부유' 등을 주창하지만 워낙 큰 틀의 변화여서 시간이 필요하다는 평가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중국 안팎으로 부담요인도 커지고 있다. 국내 요인은 부동산업계 2위 헝다그룹의 부도위기로 경기둔화 요인이 발생한 점. 중국의 부동산업은 전후방효과까지 고려하면 GDP의 30%로 다른 국가보다 약 10% 높다. 해외요인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정책변화. 내년 상반기, 빠르면 1분기에 연준의 테이퍼링이 종료되고 그후 기준금리 인상이 예고됐다. 2009년 리먼사태 이후 12년간 지속된 통화확장이 끝난다는 얘기여서 그 파장은 상상 이상일 수 있다. 앞으로 중국 정부가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관전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