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중앙아시아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이슬람교가 지배적이고, 여행으로는 자주 갈 일이 없어 낯선 곳. 세계 무대에서도 아직은 크게 주목받지 못하는 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반대로 이 지역에서 대한민국은 오래 전부터 친숙한 국가다. 바로 한국 드라마 덕분이다. 우즈베키스탄에서는 지상파 방송사를 통해 '대장금'이 5회 이상 방영됐는데 당시 시청률이 95%에 육박했다고 한다.
중앙아 중심 국가인 우즈벡은 세계적인 면화 생산국이며, 희소금속 같은 자원도 풍부한 편이지만 제조업의 경쟁력이나 기술 수준이 충분히 높지는 않다. 이런 이유로 인구(세계 42위)나 국토 면적(세계 56위)에 비해 경제 규모(73위)는 작은 편이다. 달리 말하면 앞으로 발전 가능성이 높은 국가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래서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은 지난 2015년부터 산업통상개발협력사업(ODA)의 일환으로 우즈벡에 농기계 연구개발(R&D) 센터와 섬유테크노파크 구축 등을 지원해 왔다. 우즈벡의 주력 산업인 농업과 섬유 산업의 고도화를 지원하여, 기술 원조를 매개로 양국 우호 관계를 강화하기 위해서다.
산업통상ODA는 일반적 의미의 공적개발원조가 아니다. 단순히 건물을 세워주고 기자재를 사서 들여놓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국내 중소중견기업이나 연구소 관계자가 현지인 대상으로 운영 노하우를 전수하고 기술 교육까지 시켜준다. 이를 바탕으로 나중에 후속 계약 체결도 기대할 수 있다. 국내 기업에 ODA를 발판으로 현지에 진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무상원조와 기업의 동반 진출이 연계된 이른바 '패키지형 ODA'다.
우리나라는 최근 우즈벡과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디지털 분야의 전략적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2019년 중소기업 수출 활성화를 위해 시작된 국가전자무역 플랫폼 사업은 코로나19 상황에도 불구하고 계획대로 설치가 완료되어 후속 안정화 작업을 진행중이다. 올해부터는 디지털헬스케어 플랫폼 구축 사업을 통해 X-레이와 의료 영상, 환자 정보 등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병원정보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KIAT는 여기에 더해 내년부터 스마트팜 산업기술혁신센터 조성에도 나서기로 했다. 온실 건축 및 구조 설계, 사물인터넷(IoT)을 적용한 온도 제어 기술 등 스마트팜 구현에 필요한 솔루션과 제품을 현지 맞춤형으로 개발해 제공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우즈벡 농업부와 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우리 기업의 사업 참여를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해 나가기로 했다.
지금까지 산업에너지ODA가 현지 주력 산업 중심의 제조업 역량을 강화하는 데 주력했다면, 향후에는 전기차 등 디지털 및 그린 뉴딜의 글로벌 확산을 위한 협력이 더욱 많아질 전망이다. 디지털화, 탄소중립 실현을 산업기술로 앞당기자는 한국판 뉴딜의 화두를 우즈벡에도 전파하는 셈이다.
우즈벡은 중앙아시아 중에서도 명실공히 대한민국의 중심 협력국이자, 신북방정책의 핵심 파트너로 자리매김했다. 내년이면 한국과 우즈벡이 수교 30주년을 맞는다. 지난 30년간 양국이 돈독한 우정을 쌓아왔던 것처럼, 앞으로 새로운 30년에는 K-뉴딜을 매개로 하여 양국이 공동 번영을 이뤄갈 수 있길 희망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