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窓]플랫폼과 기존 산업의 갈등 해소방안

전성민 가천대 경영학과 교수·벤처창업학회장
2022.07.13 02:02
전성민 가천대 교수

차량, 숙박, 부동산, 배달, 법률, 세무, 성형미용, 주차장 등 다양한 분야에서 디지털플랫폼 스타트업이 급성장하고 있다. 플랫폼 서비스를 이용하면 스마트폰 화면에서 원하는 정보를 찾아 곧바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혁신적이지만 일부 산업에선 기존 산업을 영위하던 주체와 스타트업의 갈등이 발생했다. 플랫폼 사업은 오프라인 사업을 온라인·모바일로 연계해 거래규모를 늘리고 난 후 여기서 일정부분 수수료를 받는 사업모델을 가지고 있다. 시장 전체 사이즈를 키울 것이라는 기대도 있지만 기존 사업자는 내 몫이 줄어들 것이라고 우려한다. 과연 이런 플랫폼과 기존 산업의 갈등은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

그동안 이런 갈등에 대해서는 많은 보도가 있었다. 타다와 택시업계, 여행공유앱과 숙박업계, 로톡과 변호사협회, 강남언니와 의사협회, 다윈중개와 공인중개사협회, 삼쩜삼과 세무사협회 등 다양한 분야에서 갈등이 표출됐다. 기술발전과 시대에 따라 법·제도정비가 불가피하지만 정부의 중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커진다.

경영학 분야의 대가인 카네기멜론대학의 리처드 사이어트 교수와 제임스 마치 교수는 이런 문제에 접근하는 데 매우 적합한 기업행위론 프레임워크를 제시했다. 이 프레임워크에는 2가지 중요한 개념이 존재하는데 하나는 불확실성이고 또다른 하나는 이해관계자 갈등이다. 첫 번째, 불확실성은 의사결정자가 의사결정 과정에서 발생하는 위험을 정량적으로 묘사할 수 없을 때 발생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초연결로 말미암아 그 복잡도와 모호함이 크게 증가하기 때문에 이런 불확실성이 더욱 커진다. 두 번째, 이해관계자 갈등은 조직 구성원 간에 추구하는 목적이 달라질 때 뚜렷하게 나타난다. 새로 나타난 기술과 시장에 대해 시장참여자들의 목적과 접근방법이 다르기 때문에 신기술 분야에서 이런 성향은 더 뚜렷하게 드러난다.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는 창업가정신이 중요하고 이해관계자 갈등이 높은 상황에서는 공유가치 창출이 중요하다. 이제 2가지 개념을 가지고 2 ×2 매트릭스를 구성할 수 있다. 첫째, 불확실성과 갈등이 모두 낮으면 정부는 혁신 친화적이면서 민간이 스스로 사업기회를 찾을 수 있는 토대를 제공하는 이른바 플랫폼정부 모델을 구축하면 된다. 둘째, 불확실성이 높고 갈등이 낮으면 정부가 감시보다는 자문에 집중하고 시장 활성화에 주력하는 창업지원 국가모델이 적절하다. 셋째, 불확실성이 높고 갈등이 높은 경우에는 혁신가가 저항 때문에 커뮤니티와 사회의 이익에 양보 시 패배가 아닌 전략적 행동이 될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하는 사회적 자본 모델을 구성하는 것이 좋다. 넷째, 불확실성과 갈등이 모두 높은 상황에서는 정부가 나서서 사회적 합의 방안을 디자인하고 제시하는 사회적 합의 모델이 적절하다.

이런 이론적 프레임워크를 가지고 현재의 갈등문제를 다시 본다면 정부의 중재정책 방향은 명확해진다. 사회적 갈등이 큰 상황이 문제가 되는 것이기 때문에 우선적으로 불확실성이 높은지 낮은지 진단해 갈등해소 방향을 잡아야 한다. 불확실성이 낮다면 타협을 하도록 유도하고 양보하는 측에 사회적 자본을 축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예를 들어 타다가 사업에서 물러났을 때 타다에 투자한 투자자와 사업가들이 또다른 모빌리티 혁신분야에 사업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중재해야 하는 것이다.

불확실성이 높으면 정부는 비시장 역량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즉, 신기술이 어떤 양상으로 전개될지 알기 어려운 인공지능 분야에서 전문가들의 참여를 통해 인공지능 윤리를 규정하고 사업의 바람직한 방향에 대해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야 한다. 가령 로톡과 변협의 갈등에서 사용자, 국민들의 패널을 구성해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법률서비스의 방향을 도출해서 갈등 관계자들의 합의를 도출하는 접근을 해볼 필요가 있다.

지금 우리나라 경제의 혁신이라는 관점에서 혁신 플랫폼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플랫폼 스타트업과 기존 산업의 갈등에 대해 무조건 어느 한 편을 들기보다 깊이 있는 연구를 바탕으로 최적의 갈등해결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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