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중국 정부가 카타르 월드컵 중계 과정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고 경기를 즐기는 관중의 모습을 편집한 사실이 화제가 됐다. 실외에서조차 마스크가 필수인 '제로 코로나'의 중국이기에 노마스크 축제 분위기를 자국민들에게 전하고 싶지 않았던 셈이다.
실외 마스크 의무가 전면 해제된 우리에겐 월드컵 응원현장이 낯설지 않았다. 하지만 실내에서는 다르다. 대부분의 국가가 실내 마스크 의무를 해제했지만 우리는 여전히 장소와 무관하게 실내에선 써야한다. 물론 그렇다고 해외의 실내 노마스크 현장 장면을 편집하거나 하진 않는다. 방역당국이 직접 '국가별 마스크 착용 현황'을 조사해 사실상 우리만 실내 착용 의무라는 점을 친절히 알려준다.
이를 받아들이는 국민 인식은 어떨까. 지난 달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유명순 교수 연구팀이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불가' 의견이 50.7%, '가능' 의견이 45.7%였다. 대부분 국가가 실내 의무를 해제했고, 국내 찬반 의견도 비슷하니 이제 우리도 관련 논의를 시작할 때가 된 것은 맞는 듯 보인다.
방역당국은 전문가 의견 수렴 절차에 돌입했다. 쟁점은 의무 해제 범위와 시점 두 가지다. 일단 해제 범위 관련, 시설 위험도에 차등을 둬 단계적으로 해제하는 쪽으로 방향이 잡히는 양상이다. 바이러스가 번지면 삽시간에 다수가 목숨을 잃을 수 있는 요양병원 같은 시설이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는 합리적 방향으로 보인다.
문제는 시점이다. 방역당국은 이미 시점을 '이르면 내년 1월, 늦어도 3월'로 제시한 상태다. 15일 공개토론회를 거쳐 올해 안에 시점을 확정한다는 목표다. 이와 관련, "논의를 신속히 진행하겠다"는 질병관리청장의 설명도 나왔다.
하지만 미리 시점을 못박고 논의가 진행되는 사이 방역상황은 급변하고 있다. 지난달 소강상태를 보인 유행은 이달 순식간에 악화돼 일간 확진자 수는 3개월만에 8만명을 넘겼다. 12월 중순 일간 확진자 수가 2만5000명 가량이 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지난 달 예측은 이미 훌쩍 뛰어넘었다. 새 변이 'BN.1' 가 빠른 속도로 퍼진 때문이다.
예컨데 이런 상황이 펼쳐질 수 있다. '연내 시점 확정' 목표에 따라 해제 시점을 내년 1월로 결정했는데, 1월 유행의 규모는 오히려 지금보다 더 커지는 상황이다. 신규 변이가 몰고온 유행의 파도를 '실내 노마스크'로 받아내야 하는 셈이다. 이 같은 이유에서 주요국 대부분도 일단 당장 진행 중인 유행은 넘긴 뒤 의무 해제 결정을 내렸다. 우리보다 마스크를 먼저 벗었다는 점에서 과감했지만, 시점을 선택하는 과정에서는 신중했다는 뜻이다.
그래서 겨울 유행의 끝을 확인하기도 전에 '내년 1~3월 실내 노마스크' 결정을 올해 안에 '신속히' 내리겠다고 공언한 점이 아쉽다. 이미 공언한 이상 최대한 신중히 현재의 유행을 분석해 내년 해제 시점을 결정했으면 한다. 이제 실내 의무를 풀어야 할 시점이 된 것은 맞는 듯 보이지만, 그 시점이 꼭 진행중인 유행의 한 복판일 필요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