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窓]SM 하이브의 운명, K팝 컬처의 미래

김헌식 대중문화 평론가
2023.02.15 02:05
김헌식(대중문화 평론가)

소액주주를 대변하면 뭔가 가슴이 뛸 수 있다. SM엔터테인먼트의 이수만 총괄프로듀서의 사례를 보면 그럴 수 있다. 하지만 가슴만 뛰어서는 곤란할 수 있다. 특히 K팝의 특수성이 있기 때문이다. 일단 2019년 KB 자산운용 펀드가 제기한 문제들이 2022년 얼라인 펀드를 통해 실현된 것을 보면 확실히 알 수 있다. 일단 그들의 문제제기를 보면 너무 하지 않았나 싶다. SM이 적자가 났을 때도 별도 100% 개인법인을 통해 적게는 100억원, 많게는 200억원의 프로듀싱 대가와 자문료를 매출액 기준으로 가져갔으니 말이다. 그간 수익이 총 1600억원에 이른다는 지적은 여기에서 비롯했다. 더구나 2000년 상장 이후 주주에게 배당을 한 번도 하지 않았다. 동종업계에서 순위가 밀린다는 YG엔터테인먼트는 이미 2012년, JYP Ent.는 2019년부터 배당하기 시작했는데 말이다. 이 때문에 SM 주주들은 불만이 잔뜩 있었다. 대부분 소액주주다. 행동주의펀드를 표방한 얼라인은 이점을 파고들어 2019년과 달리 2022년에는 지배구조에 관해 이전과 다른 강력한 압박을 가했다.

2019년과 달리 개정 상법으로 소액주주들이 추천하는 인사가 감사위원에 포함될 수 있었고 회계장부 열람권 등을 얻을 수 있었다. 지배주주에 대한 견제가 가능했고 결국 SM은 이수만 개인법인과 계약을 종료하고 이수만을 배제한 멀티프로듀싱 전략을 천명한다. 나아가 SM 경영진과 얼라인은 카카오를 최대주주로 삼으려고 유상증자와 전환사채를 발행한다. 이에 더해 다른 소액주주 주식을 추가로 모은다면 1대주주를 넘을 수도 있었다. 이에 대해 이수만 1대주주는 반대하고 가처분 신청을 한다. 이 가처분 신청에 이어 오는 3월 초 최종 위법으로 법원 판결이 나온다면 카카오는 2대주주가 될 수 없다. 또다른 뇌관은 있다. 얼라인의 추가 폭로에서 나온, 프로듀싱과 자문료 계약은 종료됐어도 IP(지식재산권)에 관한 로열티를 2092년까지 최대 500억원을 가져갈 수 있다는 계약 내용이다. 이 지적 뒤에 이수만 총괄프로듀서는 자신의 주식을 하이브에 매각하기로 했다. 후발주자이자 경쟁자인 하이브에 주식을 넘겨주리라고는 거의 생각하지 않았다.

그런데 처음부터 그랬지만 여전히 관심은 온통 주식가격에 모였다. 지배구조 개선 등의 요구도 다를 것 없는 이유였다. 여기에서 우리가 최종 생각해야 할 점이 과연 소액주주의 이익일까. 주주는 이익을 따라 떠나면 그만이다. 끝까지 남을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야 한다. 과연 하이브가 SM을 품게 되는 것이 바람직할 수 있는가 의구심을 제기하기도 한다. 이럴수록 근본을 생각해야 한다. SM을 만든 것이 소액주주라고 생각하는 이들은 없다. 전적으로 이수만 혼자 만든 것도 아니다. 바로 SM 팬들이 만들었다. 정확히는 SM에 소속된 동방신기, 슈퍼주니어, 소녀시대, 샤이니, 엑소, 엔시티, 에스파 등등의 아티스트와 그 팬들이 만들었다. 그렇다면 SM 아티스트 스타일의 정체성과 이의 확장을 위한 논의가 있어야 한다. 그것이 가장 최우선 화두이어야 한다. 이는 하이브가 끝까지 고민해야 할 부분이기도 하다. SM과 하이브의 경쟁은 K팝의 다양성을 위해 견제와 자극이라는 점에서 바람직하다. 하나로 통합되면 획일적인 스타일이 나올 수 있다. 이런 점에서 하이브와 SM을 잘 알고 실제 성과들을 낸 리더가 수장을 맡아야 할 필요성도 있다. 각자의 장단점을 보완할 때 더욱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으며 독과점 때문에 일어날 폐해를 줄일 수 있다. 하이브는 갑작스럽게 글로벌 경영전략 구사에 안으로 다양성을 포괄해야 한다. 이는 일개 엔터테인먼트 기업의 문제만이 아니다. 잘못하면 K팝 전체의 위기를 불러올 수도 있기에 경영의 확장이 K팬덤의 위기를 불러오지 않는 게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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