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배훈식 기자 = 경유 30.8%, 휘발유 21.1% 등 4월 석유류 가격이 전년 동월 대비 21.9% 급등한 6일 오전 서울시내 한 주유소에서 휘발유와 경유를 2000원 대에 판매하고 있다. 석유류 급등 속에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6년 4월 소비자물가 동향'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9.37로 전년 동월 대비 2.6% 상승했다. 2026.05.06. dahora83@newsis.com /사진=배훈식](https://thumb.mt.co.kr/cdn-cgi/image/f=avif/21/2026/05/2026050614224740769_1.jpg)
국제유가 상승 여파로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6%를 기록하며 21개월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휘발유·경유 등 석유류 가격은 전년보다 21.9% 급등해 전체 물가를 0.84%포인트 끌어 올렸다. 항공료와 해외여행비, 차량 유지비 등 서비스 물가까지 뛰었다. 한국은행은 석유류와 농축수산물 가격 영향으로 물가 오름세가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고 본다.
물가 불안은 외부 충격과 국내 경기 구조의 취약성이 겹친 결과다. 반도체 수출 호조에 힘입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분기 대비 1.7% 증가했다. 그러나 내수 소비와 건설투자는 부진해 성장의 온기가 가계와 자영업, 지방경제로 퍼지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물가 상승이 겹치면 실질 구매력 저하와 체감 경기 악화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
통화당국은 기준금리 인상 카드를 저울질하고 있다. 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는 최근 "금리 인하를 멈추고 인상하는 것에 관한 고민을 해야 할 때가 됐다"고 말하며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유가 급등으로 물가 압력이 커진 반면 성장 여건은 나쁘지 않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금리 인상 검토 자체는 불가피하지만 높은 가계부채와 취약한 내수를 감안하면 속도와 부작용 관리가 필수다.
정부의 물가 대응은 단기 완화책에 그치지 말고 구조적 처방으로 보완해야 한다. 가정의 달을 맞아 가공식품과 농축수산물 할인 지원을 확대하고 석유 최고가격제로 상승 폭을 제한한 조치는 장바구니 부담을 덜어줄 수 있다. 그러나 국제유가와 환율, 지정학적 리스크가 얽힌 인플레이션을 일회성 행사와 가격 규제로 막기에는 한계가 뚜렷하다. 에너지 수급과 공급망, 유통 구조를 함께 손보는 중장기 전략이 없다면 대외 변수에 흔들리는 불안이 되풀이될 것이다.
전쟁 장기화를 염두에 두고 물가와 성장, 금융안정 간 균형을 맞추는 통화·재정 정책의 세밀한 조합이 필요하다. 한국은행은 금리 조정이 가계와 실물경제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따져야 한다. 정부 역시 민생과 직결된 품목을 중심으로 지속 가능한 물가 관리 대책을 마련해 대외 변수로 서민 생활 기반이 훼손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지금의 물가 불안을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향후 경기 회복 속도와 민생을 좌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