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스피가 6.45% 올라 7384로 마감했다. 지난달 15일 6000선을 재돌파하고 불과 13거래일 만에 7000선을 돌파한 것이다. 호르무즈 해협 긴장감이 높아지는 와중에 급등세를 이어간 것은 우리 증시가 지정학적 변수에 내성을 키웠음을 의미한다. 부동산에 묶여 있던 자금이 자본시장으로 이동하는 '머니무브(Money Move)' 현상도 가속화했다. 이미 지난해 이뤄진 가계금융복지조사에서는 여유자금 발생 시 주된 운용 방법으로 '저축 및 금융자산 투자'를 꼽은 응답이 56.3%로, '부동산 구입(20.4%)'을 압도했다.
다만 지수 급등과 별개로 극소수 기업의 호황을 전체 기업이나 일반경제의 상황으로 오인하는 '착시 현상'이 빚어지지는 않는지 살펴야 한다. 삼성전자 시가총액(1555조원)은 우선주를 제외하더라도 월마트와 버크셔해서웨이를 제치고 글로벌 11위에 올라섰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1141조원) 시가총액을 합하면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의 40%를 넘는다.
코스피 급등 와중에 코스닥은 오히려 하락했다는 사실은 '삼전닉스'로 투자가 편중됐음을 보여준다. 대형 반도체주만 부각될 경우 미래 성장 가능성이 있는 중·소형주나 바이오, 이차전지 등 다른 주요 산업은 '돈의 가뭄'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또 이란전쟁 장기화에 따른 물가 상승으로 서민 경제가 어렵지만 반도체 수출로 경제성장률이 뒷받침돼 금리인상론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다. 금리인상이 현실화할 경우 서민경제 어려움은 가중될 수 있다.
코스피 7000은 경제의 체력을 의미하지 않는다. 자금의 방향을 가리킨다. 단기적 지수 상승에 안주할 것이 아니라 자본시장이 실물경제의 성장 엔진으로 작동하도록 정교한 설계에 나설 때다. 기업이 자본시장을 통해 조달한 자금으로 투자와 고용에 나서고, 가계의 소득을 높이는 선순환이 일어나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기업 경영 효율성을 저해하고 투자를 가로막는 규제를 과감하게 제거해야 한다. 기업의 투자와 고용 의지가 노사 이슈나 정치논리 때문에 꺾이지 않게 정부가 중심을 잡아야 한다. 주주들 역시 경영진 감시를 넘어 부당한 요구를 하는 노동계, 정치권에 대한 견제에 나설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