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팬데믹이 유행시킨 재택(원격)근무가 출근근무로 복귀하고 있다. 사업장이 아닌 자신의 거주지에서 근무하는 재택근무나 거주지 인근 공유오피스나 회사 지정장소에서 자유롭게 일하는 원격근무가 팬데믹의 퇴조와 함께 후퇴하는 것이다.
얼마 전 국내 유니콘 중 하나인 여행플랫폼 야놀자는 100% 재택근무제도를 철회한다고 발표했다. 철회의 이유가 더 중요하다. 경영진이 직접 밝힌 이유는 "회사의 성장성이 바닥 수준인데 재택근무의 생산성 저하 측면을 고려해 출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다른 세계적 기업들 역시 출근근무로 복귀한다는 점도 근거로 들었다.
경영진의 말대로 아마존은 올해 5월부터 최소 3일 이상 출근을 지시했고 애플 역시 출근 횟수를 늘리도록 하고 있으며 구글은 이미 지난해 3월부터 '3일 출근, 2일 원격근무'를 정책으로 시행한다. 야놀자 경영진이 근로자에게 주 5일 출근을 요구한 것도 아니다. 오는 4월부터 주 2회, 6월부터 주 3회 출근과 원격근무를 병행하는, 이른바 '하이브리드 근무'를 도입하겠다는 계획이다.
회사의 전면 재택근무 철회를 어떻게 평가할 수 있을까. 야놀자는 코로나가 시작된 2020년쯤부터 완전한 원격근무제도를 도입하고 이를 복지의 일환으로 홍보하거나 인재를 유치했다고 한다. 말하자면 '출퇴근을 하지 않는 조건'이 우수인력이 유입되고 근로자 이탈을 막는 복지제도라는 점을 회사도 알고 있었다.
다만 재택근무는 그 자체로 회사가 근로자에게 제공한 시혜적 혜택이라고 할 수 있지만 이것을 근로자의 '권리'라고 보기는 어렵다. 우리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8조는 '취업의 장소와 종사하여야 할 업무에 관한 사항'을 근로계약 체결(변경)의 내용으로 정했는데 통상적인 경우 근로자 개인의 근무장소를 사업장이 아닌 제3의 장소로 정하면서 근로계약을 변경하지는 않고 개별적 동의를 받기 때문이다. 나아가 취업규칙이나 단체협약을 통해 근무장소를 변경하는 경우도 예외적이므로 재택근무할 권리는 법령상 혹은 계약상 권리로 보기는 어렵다.
사용자가 근로자의 재택근무를 허용한 배경에는 집단감염을 막고 근로자의 안전과 건강을 보장하기 위해 코로나 국면에서 한시적인 형태로 운영하겠다는 의도도 있었다. 다만 이를 통해 근로자가 재택근무를 선호하게 됐고 이에 호응하며 회사가 복지의 형태이자 일종의 인사정책상 인센티브로 활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제 사용자와 근로자 모두 손익계산을 할 시기가 도래했다. 지난 2년여의 실험결과 일단 재택이 출근근무보다 생산성이 떨어진다는 결론을 기업들이 내린 것으로 보인다. 산업과 업종별로 재택에 따른 노동생산성을 판단하는 것은 앞으로 더 많은 연구와 실증 데이터가 쌓여야 하겠지만 말이다.
이와 별개로 최근 하급심 판결에서 개별 기업이 재택근무 근로자에 대한 관리감독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관한 재미있는 사례가 있다. 재택근무 시 일과시간 중에 요청된 관리자의 미팅요청에 대해 한 근로자가 이를 거절했고 회사의 온라인 시스템에 상시 접속 상태를 유지하도록 지시했으나 이것도 이행하지 않자 해당 근로자를 상대로 회사가 1개월 감봉의 징계를 내린 사안에서 법원은 이 처분이 부당하다고 봤다(서울행정법원 2021구합173 사건). 해당 근로자는 임원 출신이었는데 이미 수차례 징계전력이 있는 등 회사와의 갈등이 누적된 상황에서 업무과정으로부터 배제된 사정이 있어 재택근무 당시 업무지시 불이행이 인정되더라도(징계사유가 존재하더라도) 회사의 징계가 남용됐다고 본 다소 복잡한 판결이다.
결국 우리는 '과연 업무지시권이 제한적으로 미치는 근무환경에서 사용자가 어떻게 합리적으로 근로자를 감독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과 마주한 셈이다. 회사가 생산성 제고를 위해 출근을 독려하는 것을 더 선호하게 된 지점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