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이 2030 세대를 소환하고 있는데 반응이 시원찮다. 여야 모두 청년에 대한 몰이해만 드러내고 있단 지적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최근 2030 세대를 겨냥한 새 현수막을 공개했다가 '청년 비하'라며 역풍을 맞았다. 민주당은 최근 각 지역위원회에 현수막 게시를 지시하는 공문을 보내며 4가지 문구를 지정했다. '11.23 나에게온당' '정치는 모르겠고, 나는 잘살고 싶어' '경제는 모르지만 돈은 많고 싶어!' '혼자 살고 싶댔지 혼자 있고 싶댔나?' 등이다.
민주당은 개인성과 다양성에 가치를 두는 2030 세대의 특성을 담았다며 '나에게 쓸모 있는 민주당'으로 변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문구는 민주당이 청년을 보는 편협한 시각을 드러낸다는 지적이다. 청년이 정치에 관심이 많지만 표를 던지고 싶은 정치인이 없어서 투표장을 가지 않는 현실, 열심히 노동해도 경제적 자립이 어려운 현실, 연애와 결혼 등에서 청년이 부딪히는 고민 등을 전혀 담지 못했단 것이다.
국민의힘 혁신위원회는 최근 내년 총선 비례대표 명부 당선권에 청년(45세 미만)을 50% 할당하는 방안을 의결해 건의했다. 또 국민의힘 우세 지역 중 일정 지역구를 청년들만 경쟁할 수 있는 청년 공개경쟁 특별지역구로 선정해 운영하자고도 했다. 기득권에 밀려 정치권 입성에 어려움을 겪는 청년들을 배려하자는 것이자, '이준석 신당설'이 뜨는 상황에서 2030 표심을 붙잡으려는 시도로 읽힌다. 그러나 정치권뿐 아니라 청년들 반응도 시큰둥하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중요한 건 얼마나 참신한 생각을 하느냐"라며 "청년의 나이인데도 생각이 낡을 수 있고 연륜이 있어도 개혁적인 정책을 내놓을 수 있다"고 했다. 2020년 미래통합당의 비례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이 비례대표에 당선된 19명 중 청년을 3명만 공천했다는 점에서 현실성도 떨어진다.
청년이 바라는 건 특별한 시선, 특혜가 아닌 청년이 겪는 현실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공정한 경쟁이다. 지난 대선에서 여야는 각각 '이대남(20대 남성)', '이대녀(20대 여성)'을 소구하는 전략을 썼고 그 후유증은 컸다. 여야는 2030 세대를 선거철에만 활용할 집단으로 여겨선 안 된다. 사회구성원이자 파트너로서 청년에 대해 더 공부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