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시평]엔캐리트레이드 충격

김성재 미국 퍼먼대 경영학 교수
2024.08.14 02:03

김성재 미국 퍼먼대 경영학 교수

일본은행은 올해 들어서만 2차례 금리인상에 나섰다. 지난 3월 중순에는 18년간 유지한 -0.1% 기준금리를 0.1%로 올렸다. 일본은행은 또 7월 말 기준금리를 0.25%로 인상했다. 그 직후부터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가격 변동성이 수직상승했다.

공포의 월요일인 8월5일까지 미국 나스닥종합지수는 한때 고점 대비 10% 넘게 폭락했다. 일본과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주식시장도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 비트코인 가격은 5만달러 아래로 추락했다. 국제유가와 채권금리도 된서리를 맞았다.

2가지 이유가 겹치면서 시장의 급락세가 증폭됐다. 우선 미국의 7월 실업률이 2022년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인 4.3%로 발표되면서 경기침체가 가시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졌다. 실업률은 여전히 완전고용 수준에 가깝지만 최근 들어 상승속도가 빨라졌다.

금융시장에 충격파를 던진 두 번째 요인은 엔화강세다. 최근 한 달간 엔화환율은 달러당 162엔 부근에서 140엔대로 10% 넘게 하락했다. 근래 들어 가장 빠른 속도의 엔화강세다. 엔화의 초강세를 촉발한 기폭제는 일본은행의 금리인상이었다.

달러자산과의 금리격차가 줄어들고 수익률이 높아지면서 엔화자산의 투자매력도가 증대됐다. 하지만 통화간 금리격차의 축소만으론 최근 엔화강세를 설명하기에 부족하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와 일본은행의 기준금리 격차는 0.15%포인트 하락한 데 불과하다.

엔화 초강세의 근본적인 배경은 국제투자시장에서 엔캐리트레이드의 청산이었다. 그간 달러화와 엔화의 단기금리 격차는 5.25%에 달했다. 투자자가 0.1%에 엔화를 차입해 달러로 바꾼 뒤 달러 CD에 투자하면 5% 이상 이자를 받아 큰 수익을 거둘 수 있었다.

엔화로 차입해 미국 주식·채권이나 부동산 시장에 투자해도 마찬가지였다. 저금리 엔화는 캐리트레이드를 통해 국제투자시장의 유동성 공급원을 담당했다. 그렇다면 엔캐리트레이드는 좋기만 한 것일까. 그렇게 매력적이라면 왜 모두가 엔캐리트레이드에 나서지 않을까.

금융시장에 공짜점심이란 없다. 고수익 전략은 항상 고위험을 수반한다. 엔캐리트레이드도 마찬가지다. 엔화차입 후 미국에 투자해 5%의 순이자 수익을 얻는다 해도 엔화가치가 5% 넘게 상승하면 순수익률은 마이너스가 된다. 환차손을 입기 때문이다.

환차손을 회피하려면 선물과 같은 파생상품으로 환위험을 헤지해야 한다. 문제는 그 비용이 만만치 않다는 사실이다. 헤지비용을 감안하면 엔캐리트레이드는 이점을 잃고 만다. 그래서 많은 투자자가 환위험을 헤지하지 않은 채 엔캐리트레이드에 나선다.

그 결과 최근처럼 급격한 엔화가치 상승이 나타나면 큰 손실에 직면한다. 이들의 손절매가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키웠다. 2016년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지만 주가는 곧 충격에서 회복했다. 당시 미국 경제는 본격적인 성장기에 진입하고 있었다. 현재는 경기침체를 우려하는 상황이다. 투자자에게 엔캐리트레이드 청산보다 경기펀더멘털이 더 중요한 이유다.(김성재 미국 퍼먼대 경영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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