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식이 임박한 현재 중국 기업들의 한국시장 진출 파상공세가 심상치 않다. 미국으로의 수출 통로가 관세장벽에 막히자 지리적, 경제적으로 밀접한 한국을 교두보로 중국 내수시장 둔화를 극복하겠단 계산인데 국내 기업들의 피해가 예상된다.
최근 한국을 글로벌 확장의 전초기지로 삼으려는 중국의 움직임은 여러 업종에서 드러난다. 우선 자동차 분야에서 비야디(BYD) 공습이 매섭다. 전기차에 부과되는 관세 8%를 본사가 부담할만큼 적극적이다. 국내 자동차 딜러사 6곳과 계약을 마치고 조만간 신차 판매에 나선다. 이미 상용차 부문은 중국산이 장악했다. 신규등록하는 전기버스 중 절반 이상이 중국산이다. 2016년부터 상용차 시장에 진출한 비야디가 수입 1위다.
배터리 화재로 대표되는 중국산 불신 이미지를 깨기 위한 전략은 치밀하다. 신차보다 제품 선택에 거부감이 적은 렌터카부터 진출을 타진하는 것이 그런 예다. 비야디가 최근 국내 렌터카 업체들을 만나 미팅을 진행했고, 중국계 사모펀드 어피너티에쿼티스파트너스는 국내 렌터카 회사 지분을 계속 늘렸다.
중국발 공습은 현재 진행형이다. 스마트폰과 생활가전 시장에선 샤오미의 공습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한국지사를 설립하고 본격적으로 스마트폰을 비롯해 스마트워치, TV, 로봇청소기 판매에 나선다. 20만원대 스마트폰의 등장이 예고돼 있다.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쉬인(알테쉬) 등 C커머스(중국 이커머스)의 물량공세에 지난해 국내 유통 판도가 뒤흔들렸다. 국내 대표 유통사인 이마트와 롯데쇼핑, 쿠팡의 3분기 누적 영업이익률은 1.4%로 전년대비 0.2%포인트 하락했다.
국내 기업의 피해보다 더 우려스러운 건 소비자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단 것이다. C커머스를 통해 판매하는 중국산 제품 중에 유해성분이 검출된 사례는 부지기수다. 지난달 서울시가 알테쉬에서 유입된 제품 284건을 조사했는데 이중 16건에서 국내 기준치를 초과한 유해물질이 검출됐다.
꼬리표가 달리지 않은 원료의 경우 안전성을 담보하기 더 어려워진다. 제조 과정에서 다른 원료와 섞이면서 출처가 불분명해지는 까닭이다. 일례로 최근 수입이 급증한 중국산 재생 페트병(PET) 재질의 플라스틱 컵과 용기의 허술한 안전관리가 도마 위에 올랐다. 시멘트산업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정부와 건설업계는 시멘트 가격이 오르자 중국산 시멘트 수입을 검토하고 있는데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중국산 안전성 평가는 먹거리 부문에서 가장 민감하게 반응한다. 2021년 알몸김치, 2023년 오줌맥주는 중국의 위생관념을 그대로 보여주는 사건들인데 수년간 중국산 김치 수입 감소와 해당 맥주 브랜드 불매운동이 이어졌다.
내수기업에서 수출기업으로 변모한 국내 기업들은 깐깐한 한국의 소비자의 눈높이를 맞추다보니 품질만큼은 해외시장에서 트집잡힐 게 없다고 입을 모은다. 문제점이 드러나면 목소리를 낼 줄 아는 정당한 소비자가 많다는 의미다. 중국 기업들이 국내 소비자의 신뢰를 얻지 못한다면 글로벌 전초기지의 꿈은 '일장춘몽'으로 끝날 수밖에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