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BYD의 소형 SUV(다목적스포츠차량) 전기차 '아토3'(ATTO3)가 처음으로 국내 시장에 선을 보였다. 중국에서 '원(元) Plus'라는 브랜드로 팔리는데, 판매 가격은 11.98~16.38만 위안(한화 2301~3146만원)이다. 한국 판매 가격은 기본 사양이 3150만원으로 책정됐는데 중국 시장 가격보다 37% 정도 더 비싸다. 8% 관세에 운송비, 판매 비용 차이 등이 고려된 가격이라 생각된다.
그렇지만 국내 소형 SUV에 비하면 크게 싸다. 기아의 소형 SUV 전기차 '니로'는 아토3에 비해 다소 적지만 가격은 1.5배가 넘는다. 물론 배터리에서 차이가 나 성능이나 보조금에서 차이가 존재하겠지만 여전히 큰 폭의 가격 차이를 보일 것이다. 그렇다고 그만큼 품질이나 부가 기능에서 차이가 나는 것은 아니다. 중국산, 중국 브랜드라는 점이 판매의 걸림돌이 되겠지만 BYD의 진출은 국내 전기자동차 시장에 큰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 중국 전기차와의 가격 경쟁이 본격 시작됐다고 봐야 할 것이다.
중국 브랜드는 아니지만, 중국산 테슬라가 지난해 이미 20% 이상의 국내 전기차 시장을 점유했고 중국산 BMW 전기차나 폴스타 전기차도 한국 시장에 이미 진출해 있는 상황이다. 이제 BYD를 필두로 저가격의 중국 브랜드 전기차들이 본격 진출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 브랜드나 중국산과의 가격 경쟁은 중국 시장뿐 아니라 다른 해외 시장에서 더 심각할 것이다. 관세, 운송비 등에서 비슷한 조건이나 더 불리한 조건에서 경쟁해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미국이나 EU 등에서는 중국 전기차에 대한 추가 관세가 부과돼 우리에게 유리한 측면도 있지만 여타 수많은 국가에서 우리에게 절대적으로 불리하고 중국산 및 중국 브랜드들이 시장을 석권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가격의 차이가 우리에게 치명적이다.
지난 20일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했다. 취임 일성이 전기차 보조금이나 의무화 등을 폐지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결국 보조금이나 의무화 없이 전기차가 시장에서 내연기관 자동차와 경쟁해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전기차 가격이 적어도 내연기관 자동차 수준이 돼야 한다. 앞으로 미국 시장에서 전기차를 팔기 위해서는 가격을 대폭 인하해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도 올해 대당 전기차 보조금은 줄어드는 양상이다. 최대 지급기준으로 보면 약 11%가 준다. 국내 자동차 가격을 기준으로 보면 보조금이 지급되더라도 동급의 내연기관 자동차나 하이브리드 자동차에 비해 전기차 크게 비싸다. 화재 등 안전 문제가 부각되고 여전히 불편함이 수반되는 전기차에 대한 수요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결국은 국내에서도 전기차 판매가 빠른 성장세를 보이려면 가격이 대폭 인하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미 중국 시장에서는 전기차의 평균 가격이 내연기관 자동차 가격을 하회하고 있다. 지난해 연말 BYD는 부품업체들에게 올해 일괄 10% 단가 인하를 요구했다. 올해도 가격 인하 전쟁이 치열할 것임을 예고하는 전조다. 최근 골드만삭스는 2026년까지 배터리 가격이 지금의 2분의 1 수준으로 하락하여 전기차 가격이 내연기관 자동차 가격을 하회할 것이라는 전망을 냈다. 결국 세계적인 추세나 중국산 및 중국 브랜드와의 경쟁, 내연기관 자동차와의 경쟁, 보조금 축소 및 폐지 등에 대응해 우리의 전기차 판매를 늘려 가기 위한 최우선 과제는 가격 인하라는 것이다. 이를 위해 배터리 가격이 대폭 하락해야 하고, 그 외 배터리 팩, 관련 전기부품, 기타 공용 부품 등 생태계 전반의 가격도 조정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