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나·부모님 먼저 떠나고 억울한 마약꼬리표...이상보 짓누른 우울증

누나·부모님 먼저 떠나고 억울한 마약꼬리표...이상보 짓누른 우울증

전형주 기자
2026.03.28 07:00
26일 세상을 떠난 배우 이상보에게는 늘 '마약류 불법투약'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녔다. 우울증으로 처방받은 향정신성 약물을 복용한 게 오해를 불러일으킨 것인데, 그가 우울증을 앓은 배경에는 안타까운 가정사가 있다. /사진제공=KMG
26일 세상을 떠난 배우 이상보에게는 늘 '마약류 불법투약'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녔다. 우울증으로 처방받은 향정신성 약물을 복용한 게 오해를 불러일으킨 것인데, 그가 우울증을 앓은 배경에는 안타까운 가정사가 있다. /사진제공=KMG

26일 세상을 떠난 배우 이상보에게는 늘 '마약류 불법투약'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녔다. 우울증으로 처방받은 향정신성 약물을 복용한 게 오해를 불러일으킨 것인데, 그가 우울증을 앓은 배경에는 안타까운 가정사가 있다.

이상보가 2022년 11월 한 방송에서 밝힌 내용 등에 따르면 그에게는 부모와 누나 등 가족 3명이 있었다. 이상보는 1998년 가장 먼저 누나를 떠나보냈다. 당시 이상보의 누나는 외환위기로 가정형편이 어려워지자 대학교에 휴학계를 제출하러 가다 교통사고로 생을 마감했다.

이상보는 "빙판길에 미끄러진 차가 누나를 덮쳤다. 누나를 가슴에 묻는 데 시간이 걸렸다. 누나는 부모님보다 큰 존재였다. 친구 같고 엄마 같고 동생 같았다. 저와 관계가 좋았다"고 말했다.

형제상 12년 만인 2010년엔 부친상까지 겪게 됐다. 이상보가 정신과 치료를 받은 것도 이때부터다.

그는 "아버지와 아들 사이 남자끼리 끈끈한 뭔가 있었기 때문에 아버지 돌아가신 이야기를 들었을 때 상당한 충격이었다. 처음으로 상주 노릇을 하면서 힘들었다. 지인이 주치의 선생님과 상담해 치료받는 게 어떻겠냐고 해서 상담치료와 약물치료를 병행해 이겨내려고 노력했다"고 털어놨다.

다만 2018년 어머니까지 폐암으로 잃게 되자 이상보는 또 한번 무너졌다. 그는 "2018년 엄마가 병원에서 폐암 초기 진단을 받았다. 방사선 치료와 항암치료 병행했는데 결국 나아지지 않고 중환자실로 옮겨져 25일 정도 있다가 돌아가셨다"고 떠올렸다.

이어 "엄마가 병상에 계실 때 남아있는 자식이 상보밖에 없는데 상보가 너무 많이 슬퍼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더라. 3일장을 치르는데 엄마와 약속을 위해 단 한 번도 눈물을 흘리지 않았다. 울거나 무너지는 모습을 보면 영정사진 속 엄마가 너무 많이 슬퍼할까봐"라고 했다.

혼자 보낸 추석…술·약물 동시 복용해 누명
배우 이상보. /사진=김창현
배우 이상보. /사진=김창현

'마약류 투약'이라는 누명을 쓴 건 2022년 9월10일이다. 혼자 추석 연휴를 보내던 이상보는 향정신성 약물을 복용한 상태에서 술을 마신 뒤 길거리를 걷다 경찰에 긴급체포됐다. 경찰은 '약에 취한 것으로 보이는 남성이 걸어다닌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해 현장에서 간이 시약 검사를 진행했고, 양성 반응이 나온 것으로 나타났다.

이상보는 "마약은 절대 한 적이 없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이후 국과수 정밀 감정에서 모르핀 성분이 검출되지 않아 사건은 불송치 종결됐다.

혐의를 벗은 이상보는 재기를 위해 노력했다. 2023년 KBS2 드라마 '우아한 제국' 주연 나승필 역을 맡아 브라운관에 복귀했다. 하지만 그의 날갯짓은 이 작품을 끝으로 멈췄다.

이상보는 26일 낮 12시40분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가족의 신고로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현재 정확한 사망 경위를 조사 중이다. 경찰은 범죄 혐의점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같은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109 또는 SNS상담 마들랜(www.129.go.kr/109/etc/madlan)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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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주 기자

안녕하세요. 스토리팀 전형주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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