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김 관련 뉴스가 많다. 먼저 냉동김밥, 김스낵 등 한류바람을 타고 김 수출이 크게 늘어나 지난해 수출실적이 9억9700만달러(약 1조4300억원)를 달성하는 성과를 창출했다. 한편 김 수출확대로 유발된 김 가공식품의 수요증가는 마른김의 가격상승으로 이어져 2024년 연평균 도매가격이 1속(100장)당 1만165원으로 올랐는데 2023년 가격인 6697원의 1.5배 수준이다.
김 가공식품의 수출호황으로 국내 마른김 가격도 고공행진을 하는 데 반해 마른김의 원료인 물김의 산지에선 가격폭락 문제가 심각하다. 실제 올해 1월 물김의 산지가격은 ㎏당 1000원 수준이었는데 지난해 1월 1600원에서 60% 하락해 양식어가의 고민이 깊다.
수출로 인한 수요증가 등으로 김 가공식품의 시장이 확대됐음에도 원료 김인 물김의 가격이 폭락하는 아이러니는 김산업의 특수성과 일부 김어가의 무분별한 행위가 합쳐져서 일어난 일이다. 먼저 우리가 일상에서 접하는 김은 마른김으로 바다에서 수확한 물김의 건조 등 가공과정을 거쳐 생산되는데 우리나라 물김 가공공장의 수가 한정돼 아무리 김 가공식품 수요가 증가해도 가공공장의 생산능력이 단기간에 확대되지 못하는 구조다. 이와 같은 김 가공산업의 병목구조는 김 가공공장이 공급하는 마른김은 시장가격이 수요증가에 따라 상승하지만 이것이 가공용 물김의 수요확대로 이어지지 못해 물김시장엔 별다른 변화가 없게 된다.
한편 김 가공식품의 수출확대 등으로 마른김 가격이 오르는 것을 확인한 어가들이 물김의 양식규모를 개별적으로 대폭 늘렸는데 이는 결과적으로 김 가공공장의 가공수요를 넘어서는 과잉생산으로 이어져 물김 가격의 폭락을 불러왔다. 특히 일부 산지에선 양식허가를 받지 않고 물김을 생산하는 불법 생산자가 급증해 물김의 과잉공급으로 인한 가격폭락을 부채질했다. 현재는 산지 생산자조직과 지자체가 양식면적의 관리강화와 물김의 자체폐기 등으로 물김 공급량을 조절해 시장가격이 안정세로 돌아선 모습인데 근본적인 변화가 없으면 언제 이러한 김 파동이 재연될지 모른다.
김을 포함한 모든 상품은 수요와 공급의 규모에 따라 가격이 결정되는 시장경제 시스템에서 생산과 소비가 이뤄진다. 특히 김과 같은 농축수산물은 수요와 공급이 모두 비탄력적인 특성을 가지기에 시장의 균형을 벗어나는 물량의 변화가 조금만 발생해도 가격이 급등하거나 급락하는 일이 다반사다. 농축수산물의 시장가격 안정을 위해서는 생산자의 합리적이고도 조직적인 공급관리가 필수인데 이는 생산자조직의 역량과 농가의 적극적인 참여가 전제돼야만 가능하다. 그동안의 노력으로 농축산업엔 생산자조직이 일정수준으로 발전했으나 수산업의 생산자조직은 상대적으로 미진한 부분이 있다는 지적이 있다. 일례로 축산업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자조금조직은 농산업에서도 성장속도를 높이지만 수산업에선 아직 시작단계란 평가가 일반적이다.
이번 김 파동이 우리나라 농축수산물 생산자조직이 도약하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