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3월25일부터 시행된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은 사전 정보제공과 사후 권리구제 강화를 통해 금융소비자 보호 기본법으로 제정됐다. 그러나 시행 후에도 2023년 말 홍콩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ELS(Equity Linked Securities) 투자에서 대규모 손실이 발생했다. 검사결과 2019년 DLF(Derivative Linked Fund) 사태와 마찬가지로 적합성 원칙 위반, 설명의무 위반 등의 불완전판매와 회사 차원에서 무리한 판매독려 등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4년에도 해외부동산펀드 불완전판매가 논란이 돼 금융소비자 보호체계에 의문이 제기됐다.
금소법이 시행된 4년 동안 긍정적인 변화도 있다. 금융상품 판매규제가 금융업권에 동일하게 적용되면서 금융상품 구매과정에서 더 두텁게 보호받을 수 있고 금융상품판매대리·중개업 신설로 금융소비자에게 적합하고 유리한 금융상품의 선택권이 넓어졌다. 아울러 설명의무 등 금융회사의 의무와 청약철회권 등 소비자의 권리가 명확해져 소비자 안전장치가 강화된 점, 금융사 내부적으로 소비자 보호조직 확대, 금소법 관련 매뉴얼 배포, 직원교육 강화 등의 변화도 나타났다.
그러나 추상적 절차 위주의 규제가 실질적인 불완전판매 방지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한계도 지적된다. 금융감독원의 금융소비자 보호실태 평가결과에서도 민원건수, 민원증감률, 민원처리 및 소송사항과 일반·전자금융사고, 휴면자산 환급 등은 양호했지만 비계량부문인 내부통제체계 구축·운영을 위한 전담조직·인력, 상품개발 단계에서 준수해야 할 기준·절차, 상품판매 단계에서 준수해야 할 기준·절차, 상품판매 후 단계에서 준수해야 할 기준·절차와 민원관리, 성과보상체계·임직원에 대한 소비자 보호교육 운영, 기타 소비자 정보제공, 취약계층 등의 피해방지사항 등은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금소법상 보완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적지 않다. 2024년 12월 말 기준 총 51건의 개정안이 발의됐고 그 내용은 금융접근성·형평성 개선, 금융상품의 투명성과 소비자 알권리 확대, 금융분쟁조정위원회의 독립성·권한강화, 비대면 금융거래 규제강화가 특징이다.
한편 비대면 금융거래 확대는 또 다른 과제를 준다. 금소법은 대면채널을 전제로 한 규제체계라 비대면 채널의 특성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한계가 있다. 즉 비대면채널에선 고의·과실에 의한 설명의무 위반이나 손해배상 입증책임 전환이 어렵고 임직원의 금융상품 숙지의무도 실효성을 갖기 어렵다. 따라서 거액거래나 고위험상품 판매시 강한 위험경고 등의 정보제공 의무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또한 디지털 격차로 인한 피해 가능성, 금융상품 적정성 판단의 어려움, 다크패턴(dark pattern)으로 인한 소비자 기만문제 등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더불어 금융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고령자·저학력자 대상 모바일 금융앱 교육을 강화하고 저소득층을 위한 스마트폰 보급정책도 필요하다. 실효성 있는 내부통제 강화와 규제보완을 통해 소비자 보호체계를 더욱 강화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