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혐의로 체포되어 구속된 피고인이 있었다. 2021년 12월 23일에 구속영장이 청구되었고, 크리스마스 이브인 다음 날 오전 11시 영장실질심사(형사소송법 제201조의2에 따른 심문절차)가 진행되었으나, 무슨 사유였는지 당일 심문이 종결되지 않았다.
판사는 이날 오후 8시 2021년 12월 29일 오전 11시로 다시 심문기일을 지정하는 통지를 했다. 하지만 다른 판사는 다음날인 25일 오전 10시 심문기일을 진행한 후 심문을 종결했고, 30여분만인 오전 10시35분 결국 구속영장이 발부되었다.
피고인은 구속 여부를 결정하는 절차인 심문기일을 하루에 마치지 못한 것이 위법하다며 상고했는데, 대법원은 이를 기각했다(대법원 2025. 3. 13. 선고 2022도9819). 판결 내용 자체가 아니고 피고인의 신병확보를 위한 구속 등의 조치가 법령에 위반되었음에 지나지 않는 경우에는 그로 인하여 피고인의 방어권이 본질적으로 침해되고 판결의 정당성마저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여지는 정도에 이르지 아니하는 한 그것 자체만으로는 독립한 상고이유가 될 수 없다는 것이 종전의 확립된 판례인데, 심문기일을 속행한 것만으로 피고인의 방어권, 판결의 정당성에 문제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별다른 사유 없이 심문절차가 지연되어 구속영장이 발부되지 않은 상태로 피의자의 신체의 자유가 장기간 제한되어 실질적으로 불법구금에 해당한다고 볼 정도에 이른 것이 아니면, 단지 심문기일을 속행했다는 사정만으로 구속영장의 적법성과 효력에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없고, 심문을 마치지 못한 상태에서 다음 날 심문을 종결하여 같은 날 구속영장이 발부되고 집행이 되었다면 적법절차에 반하는 위법한 구금은 아니라는 취지다. 다만 대법원도 체포된 피고인에 대한 심문을 진행하였음에도 당일 심문을 종결하지 않고 다음 기일을 지정하여 속행한 조치 자체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바람직하다고 할 수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근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킨 사건에서, 구속기간 만료 여부를 날짜가 아닌 시간으로 계산해야 한다며 구속취소를 결정한 법원의 판단이 있었다. 판사는 상급심의 판단이 필요하다는 의견까지 제시했으나, 검찰이 즉시항고는 물론이고 보통항고도 하지 않아 법원의 최종 판단은 내려지지 않았다.
만약 검찰이 항고하여 상급 법원이 문제가 된 구속취소 결정을 다시 판단했다면 어떤 결론이 내려졌을까? 구속취소 결정을 내린 판사는 인권 침해나 절차적 적법성의 관점에서 구속기간을 시간으로 계산하지 않는 것이 장차 문제가 될 소지가 있다는 이유를 들었는데, 같은 맥락에서 대법원도 시간으로 구속기간을 계산하지 않는 것이 인권보호의 관점에서만 보면 원칙적으로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은 있다. 다만 대법원은 이 사건에서 심문절차를 속행했다는 사정만으로 위법한 구금이라고 보기는 어렵고 그와 같은 사정이 피고인의 방어권, 변호권을 침해하거나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는 없다고 판단했는데, 같은 논리라면 구속기간을 시간으로 계산하지 않았다는 사정이 구속을 취소할 사유라고까지 보기는 어렵지 않을까? 소개한 판결을 보니, 검찰은 왜 항고를 하지 않았는지, 판사는 왜 구속기간을 시간으로 계산했는지, 더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