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임 승차자'를 뜻하는 '프리 라이더'(Free rider)는 요금을 내지 않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사람을 이른다. 요금을 면제받은 '무료 승차자'를 가리키는 가치 중립적 표현이지만 본뜻과 달리 쓰이는 경우가 더 많다. 경제학에서 '프리 라이더'(기회 편승자)는 합당한 비용을 내지 않거나 정당한 몫 이상의 이익을 가져가는 사람을 흔히 칭한다. 그래서 위법·부당하게 공짜로 이용하는 '부정 승차자'로의 오인을 곧잘 유발한다.
서울 등 주요 도시의 어르신 대상 '지하철 무임 승차제'도 그런 경우다. 만 65세 이상 어르신은 시간에 상관없이 지하철을 무료로 탄다. 가장 빠른 속도로 늙어가는 대한민국에선 꼭 필요한 보편적 노인 교통복지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고령화를 거쳐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는 과정에서 오랜 기간 사회적 논란이 이어졌다. '프리 라이딩'을 연상케 하는 부정적 어감과 일반이 갖는 정서적 거부감도 문제지만 더 큰 원인이 따로 있다.
가장 큰 논쟁 지점은 막대한 도시철도 누적 적자로 인한 지방자치단체의 공공재정 부담이다. 무임승차 손실 비용의 약 88%를 국비로 보전받는 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 달리 지자체가 운영하는 도시철도공사는 자체 재원으로 감당해야 한다. 매년 적자가 쌓이는데도 국비 지원 없이 시민 혈세를 투입한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서울 등 6개 특별·광역시 공사의 무임승차 손실은 최근 5년간 연평균 5588억 원에 달했다. 특히 무료 이용자가 많은 서울교통공사의 손실액(4135억 원)이 절반 이상으로 가장 많다. 6개 공사가 최근 법정 무임승차 손실에 대한 국비 지원을 촉구하는 공동건의문을 정부에 전달한 배경이다.
'6.3 대선'을 앞두고 어르신 무료 승차를 버스까지 확대하자는 공약도 나왔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최근 출퇴근 시간대를 제외한 오전 9시~오후 5시 노인의 버스 무료 승차를 실시하겠다고 공약했다. 교통 약자인 어르신들의 현실과 유권자 넷 중 한 명꼴인 노인 표심 공략의 필요성 등을 고려하면 충분히 이해는 된다. 버스는 노인들이 가장 선호하고 많이 이용하는 대중교통이다. 지난 2023년 노인실태조사에서 고령층이 주로 이용하는 교통수단으로 버스(48.1%)가 지하철(13.1%), 택시(6.9%) 등을 압도했다. 어르신 인구 비율과 노인빈곤율이 상대적으로 높고 지하철이 없는 지방에선 특히 버스 이용 수요가 많다.
문제는 돈이다. 지하철 무임승차로 매년 수천억의 적자가 나는데 무료 정책을 버스까지 확대하면 지자체가 견뎌낼 재간이 없다. 수도권 지하철은 다음달 말부터 지하철 요금을 150원 올린다. 요금 현실화로 재정 구멍을 줄여보려는 불가피한 고육책이다. 최근 임금인상 이슈로 전국 시내버스 노조가 전면 파업을 예고한 근저에도 준공영제를 시행하는 지자체의 공공 재원 부족 문제가 자리해 있다. 중앙 정부 차원에서 지하철과 버스를 아우르는 현실적인 전국 어르신 교통 복지의 방법론을 고민하고 해법을 찾아내야 할 시점이 됐다. 노인 연령 기준 상향(만 65→70세) 논의가 출발점이 돼야 한다. 이 참에 어르신 '무임 승차제'란 말도 '무료 승차제'로 바꿨으면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