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시평]K방산과 기술보호

장항배 중앙대학교 산업보안학과 교수
2025.11.26 02:05
중앙대학교 산업보안학과 장항배 교수

한국 방위산업은 과거 외국 무기 도입에 의존하던 수입국에서 벗어나 현재는 세계 10위권 수준의 방산수출국으로 도약했다. 전차, 자주포, 전투기, 유도무기 등 주력 제품이 동유럽·중동·동남아 등으로 빠르게 확산하며 완제품 판매를 넘어 교육, 정비(MRO), 후속 군수까지 포함한 패키지형 계약이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잡았다.

이러한 질적 성장은 수치로도 확인돼 올해 방산수출은 사상 최대인 30조원을 돌파하고 영업이익은 4조원대 진입이 예상된다. 정부의 수출지원과 기업의 적극적인 연구·개발이 맞물리며 방위산업은 새로운 국가 성장축으로 자리잡았다.

현대 무기체계는 네트워크와 소프트웨어를 중심으로 한 디지털 플랫폼으로 진화했고 C4I(지휘통제) 연동, 원격 업그레이드 등 기능이 확대되면서 사이버공간과 상시 연결된 상태로 운용된다.

이로 인해 기술유출과 사이버공격, 규제위반과 같은 위험관리가 핵심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실제로 북한 해킹조직이 국내 방산업체를 공격해 핵심기술을 빼간 정황을 확인했고 대형 방산사업은 기술이전과 현지조립 등을 수반하므로 설계도면, 소스코드 등 핵심기술의 노출 가능성을 높인다.

이러한 기술유출 위험성을 최소화하면서 안정적인 수출을 지원하기 위한 제도의 하나로 미국 국방부가 도입한 CMMC(Cybersecurity Maturity Model Certification)가 주목받는다.

해당 제도는 미국이 자국 방위산업 공급망을 보호하기 위해 마련했지만 한국 방산기업 측면에선 대미수출을 위한 필수요건일 뿐만 아니라 동시에 국제적 수준에서 한국 방산기술의 보호역량과 신뢰성을 객관적으로 입증할 수 있는 새로운 품질인증으로도 활용될 가능성이 존재한다.

제도에 설계된 보안인증체계는 협력사가 연방계약 정보와 통제대상 비밀이 아닌 정보를 실제로 얼마나 잘 보호하는지 제3자의 평가 등을 통해 검증하는 구조로 정리돼 있다. 인증체계가 다루는 영역은 단순히 조직 내부의 IT시스템 보호에만 그치지 않고 미국의 수출통제 법규와 함께 한국의 방산기술보호법과 전략물자 통제제도, 그리고 협력업체의 보안수준까지 모두 연계된다.

즉 공급망 전체를 아우르는 '통합준수체계' 안에서 조직경영의 수준에서 전담조직과 예산, 교육계획을 명확히 하고 정책, 절차문서뿐만 아니라 로그, 점검기록, 교육이수 내용 등 '보안이 실제로 작동한다'는 자료를 상시축적해 지속가능한 운영체계를 갖추는 것이 핵심과제다.

K방산은 이미 규모와 품목에서 세계적 수준에 도달했지만 앞으로의 경쟁력은 수출규모를 얼마나 키우는가를 넘어 기술과 정보를 얼마나 안전하게 지켜내며 신뢰를 구축하는가에 달렸다.

방산기술과 디지털화한 무기체계는 한 번 유출되면 회복이 어려우며 이는 기업의 손실을 넘어 국가안보와 동맹의 신뢰에까지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다. 이러한 점에서 방산기술 보호는 K방산의 미래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자산으로 자리매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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