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연합회를 비롯한 소상공인업계는 10월 국회 앞에서 주휴수당 폐지와 주 4.5일제 반대를 위한 기자회견을 가졌다. 가게 문을 닫고 주 4.5일제 추진 반대를 위해 한자리에 모인 소상공인들은 주 4.5일제는 경쟁력 강화가 아닌 생존을 위협하는 사형선고나 다름없다고 목소리를 냈다.
소상공인들의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노동계 일각의 주장이었던 주 4.5일제 주장에 정부가 힘을 싣고 있는 모양새다. 고용노동부 장관은 노총과의 간담회에서 '정년 연장, 주4.5일제는 이미 국민 앞에 약속한 과제'라고 못을 박았다. 대기업 중심의 노조가 대대적으로 주 4.5일제를 추진한다면 공공을 비롯한 중견기업에 이르기까지 파급은 순식간에 이어질 것으로 보여 우려가 심화하고 있다.
주 4.5일제 도입을 주장하는 측은 "쉬는 날이 늘면 생산성이 오른다"는 낙관적인 주장을 내세우지만 이는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희망 사항'일 뿐이다. 서강대 박정수 교수 등 경제학계가 경고하듯이 한국의 낮은 노동생산성 수준을 감안할 때 근로시간만 단축하는 것은 돌이킬 수 없는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것이 명약관화다.
주 52시간제 시행 이후 시간당 노동생산성 증가율은 낮아지고 임금 상승률은 오히려 높아진 통계는 이 우려가 기우가 아님을 입증한다. 생산성 저하는 단순히 기업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의 분석처럼 생산성이 떨어지면 기업의 투자가 위축되고 이는 국내 자본의 해외 유출을 가속해 청년 세대의 일자리와 소득 둔화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올 것이 분명하다.
소상공인들이 주 4.5일제에 가장 강하게 반대하는 핵심 이유는 바로 '주휴수당 유지' 조건 때문이다. 국정기획위원회는 국정과제를 발표하면서 '27년도부터 5인 미만 사업장에 이르기까지 근로기준법을 확대 적용할 방침을 밝혔는데 주휴수당을 유지한 채로 주 4.5일제까지 도입된다면 영세 사업장은 줄어든 근로시간에 대한 임금은 물론 부족해진 노동력을 메우기 위한 휴일 및 야간 근로에 최대 2.5배 이상의 가산 임금을 지급해야 하는 최악의 상황에 놓이게 된다. 시급 단가로 인건비가 계산되는 소상공인 사업장 구조에서 이는 곧 인건비 폭탄을 의미한다. 영세 자영업자들이 감당할 수 있는 임계점을 넘어서는 비용 부담은 결국 '폐업선고'나 다를 바 없고 이는 곧 사형선고나 다름없다는 것이 현장의 목소리다.
주 5일제 시행이 그러했듯이 주 4.5일제는 한 번 시행하면 되돌리기 어려운 중대한 정책적 변화다. 일부 대기업이 시행하면 도미노처럼 소상공인 업종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 분명하다.
정책 논의의 출발점은 '근로시간 단축'이 아니라, '생산성 향상을 위한 혁신과 개혁'이어야 한다. 경쟁국과 실리콘밸리마저 AI(인공지능) 초격차 시대를 맞아 자발적으로 996근무제도를 앞다퉈 도입하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정치권은 소상공인들과 나아가 경제 전반에 끼치는 허실을 직시해 790만 소상공인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주 4.5일제를 비롯한 정책 추진을 멈추고 소상공인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 바로 그 길이 민생 경제를 살리는 단초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