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혁신의료기기 초기수익 보장해야

박정렬 기자
2026.02.26 05:35

미국 주식 투자자라면 인공지능(AI)의 파급력을 새삼 느꼈을 것 같다. 2년 뒤 AI로 인한 산업 재편에 대규모 실직이 발생하고 S&P500 지수가 고점 대비 약 38% 하락할 수 있다는 비관적인 보고서에 증시가 급락했으니 말이다. 'AI 시대'가 피부로 느껴지는 하나의 사건이라는 평가도 들린다.

의료 분야에서 AI는 선택 아닌 필수다. 고령화와 만성질환 증가로 환자는 늘어나는데, 의료진과 의료기관 확대는 한계가 있다. 결국 AI 기술을 통한 '생산성 향상'이 현실적인 해법이다. 의료 자원의 고갈은 비단 우리나라만이 아니라 전 세계가 직면한 문제이기도 하다.

한달 전 시행 된 '시장 즉시 진입 의료기술'은 의료 AI를 비롯한 디지털 헬스케어와 의료용 로봇 등의 발전을 가속할 촉매제다. 전에 없던 혁신의료기기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인허가 획득 시 최단 80일 만에 의료 현장에 진입해 3년간 비급여로 의료 현장에서 사용될 수 있다. 기술력은 자신 있지만 인허가 지연과 수익 확보 실패가 무서워 시장 진출을 주저하던 '미래 기술' 업체에는 절호의 기회가 만들어진 것이다.

AI를 비롯한 혁신의료기기의 사용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다. 데이터를 '씨앗'으로 점점 자라는 업종 특성상 주도권을 뺏기면 다시 찾기 어려워 '선점 전략'이 중요하다. 선 진입, 후 평가로 기술력을 확보한 후 세계에 진출한다면 국내 의료 AI·로봇의 경쟁력은 한층 강화될 수 있다. 식약처가 인허가 역량을 고도화해 '허가 외교'에서 성과를 낸다면 미국 식품의약국(FDA)처럼 'K 의료기기 인증'이 가 글로벌 시장의 프리패스권이 될지도 모를 일이다.

정부는 2024년 관계부처 합동회의에서부터 시장 즉시 진입 의료기술의 경우 3년간의 한시적 사용 이후에도 평가를 거쳐 급여 또는 비급여로 계속 사용을 허가하겠다고 여러 차례 약속했다. 중간에 안전성·효과에 문제가 확인되면 바로 제재할 수 있게 규제 장치도 만들어놨다. 안정적인 수익은 혁신의료기기 업체에게는 정책 참여 여부를 좌우하는 대전제다. 식약처의 규제 과학 역량과 시장의 판단을 믿고 원안대로 추진해야 참여도를 높일 수 있다. 꼭 필요한 정책이 기업의 외면으로 꽃도 피우지 못한 채 사라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박정렬 바이오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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