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조의 '영업이익 15%' 성과급 요구를 둘러싼 노사 협상은 한국 기업과 정부에 큰 과제를 안겨주었다. 삼전 외에 기아와 LG유플러스(30%), 삼성바이오로직스(20%) 등 대기업 노조의 '영업이익 N%' 성과급 요구가 쏟아지는 등 성과급 제도화를 위한 산통은 이제 시작이다. 이런 가운데, 중국 최대 D램 업체 창신메모리(CXMT)는 순이익이 17배 폭증했다고 발표해 한국 반도체 산업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
영업이익을 둘러싼 노사 분쟁은 전 산업으로 확산되고 있다. 카카오는 노조가 영업이익의 13~15%에 달하는 성과급을 요구하면서 임금협약이 결렬됐다. HD현대중공업 노조도 영업이익의 30% 수준의 성과 배분을 요구하고 나섰다. 지금 한국은 공정한 성과 배분을 제도화할 새로운 노사관계가 필요하다. 다만 성과공유는 고정 비율 대신, 기업의 이익 변동과 중장기 투자계획을 고려한 연동 방식으로 구축돼야 한다.
이번 메모리 초호황으로 영업이익이 폭증한 곳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뿐만이 아니다. 기업공개(IPO)를 앞둔 중국 CXMT는 1분기 순이익이 247억위안(약 5조4000억원)으로 1688% 급증했다고 이번 주에 밝혔다. 한 삼성전자 직원이 협상 결렬시 "다들 중국 CXMT로 이직해서 기술 유출시키겠다네요"라는 글을 익명 커뮤니티에 올려 공분을 샀던 그 회사다.
삼성전자의 위기는 중국 반도체 산업에게는 기회다. 삼성전자 노사협상 결렬 소식이 타전됐던 20일 중국판 나스닥 커촹반은 3.2% 급등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삼성 뉴스가 영향을 미친데다 CXMT의 상반기 순이익 전망치(약 12조원)에 반도체 장비 기업 등 중국 반도체 공급망 전체가 들썩였다.
CXMT는 996근무제(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주 6일 근무)보다 높은 업무 강도로 삼성전자·SK하이닉스를 추격한다. 중국 반도체 기업은 국가 차원의 지원, 공격적 설비 투자 및 고강도 근무를 바탕으로 메모리 반도체에서 급부상하고 있다. 이는 향후 다가올 한국 반도체 산업의 위기에 대한 경고다. 지금은 성과급에만 매달리기보다 노사가 다시 합심해 경쟁력을 강화해야 할 때다. 기술 초격차 유지, 글로벌 시장 선점이라는 목표를 위해서는 기업과 노조가 함께 뛰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