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보세]참교육, 학부모부터 받자

정인지 기자
2026.06.18 05:30

[우리가 보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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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넷플릭스

"원래 고교학점제를 구상할 때 학부모의 역할도 명기하자는 논의가 있었습니다. 최소성취기준에 미달하면 학부모도 자녀가 성실히 학업에 임하도록 도와야 한다는 취지였죠. 하지만 결국 학부모는 빠지고 교사만 책임지게 됐습니다. 학부모는 정치적으로 표가 되기 때문에 심기를 건드리기 어려운 거죠." 한 교육계 인사는 정부가 점점 '학부모가 불편한 이야기'를 하기 힘들어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실제로 정부가 '올바른 부모 역할'을 강하게 밀어붙이지 못하는 사례는 여럿 있다. 예를 들어 학생이 경제적, 정신적으로 불안하거나 경계선 지능 등이라도 학부모의 동의가 없으면 사회적 지원을 받지 못한다. 올해부터 시행된 학생맞춤통합지원법에서는 보호자의 동의 없이도 긴급지원이 가능하도록 초안이 마련됐지만 '부모의 친권 침해 우려'에 입법 과정에서 삭제됐다.

매년 약 2만5000건이 발생하는 아동학대의 경우 가해자가 부모인 비율은 84%(2024년 기준)로 압도적으로 높다. 아동학대로 사망한 아동은 한해 30명에 달한다. 보건복지부는 앞으로 부모수당, 아동수당 등을 수급하는 보호자에게 성장 단계별 양육정보를 제공하는 부모 교육을 시행할 예정이지만 '권고'에 그친다. 이를 의무화할 경우 아예 수당 수급을 포기해 버리는 사례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는 게 이유다. 복지부 관계자는 "부모를 통해서라도 아이들에게 경제적 지원을 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이해해달라"고 했다.

최근 형사미성년자(촉법소년) 연령 하향 논의에서도 촉법소년의 보호자를 처벌하거나 특별교육을 의무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독일과 프랑스는 부모가 보호 의무를 소홀히 해 16세 미만 또는 미성년 자녀가 범죄에 빠져든 경우 최대 징역 3년 또는 벌금형이 부과된다. 우리나라는 부모를 형사 처벌할 근거 자체가 없다.

부모 처벌이 어려운 현 제도를 악용하기도 한다. 2024년 1년에 담임을 6차례나 변경해 악성민원으로 유명해진 전북 M초등학교 학부모 A씨와 B씨는 교권보호위원회(교보위)를 통해 특별교육을 명령받았지만 두 사람 모두 현재까지 이수하지 않았다. 거소불명 등으로 명령 전달을 고의적으로 피했기 때문이다.

최근 넷플릭스 드라마 '참교육'이 인기를 끌면서 현실에서도 학교 문제를 다룰 특수 조직인 교권보호국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어른(교사)이 학생을 무서워하는 것은 비정상적이라는 논리다. 아니다. 사회가 무서워하는 것은 학생 뒤에 있는, 표를 가진 학부모다. 우리 사회에는 학부모를 참교육할 용기가 필요하다.

정인지 정책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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