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생성형 AI 넘어 '에이전트 AI' 시대로[정유신의 china story]

정유신 서강대 기술경영대학원장 겸 코차이경제금융연구소장
2026.07.07 04:03

최근 중국은 질문에 답하는 대화형 생성 AI의 시대를 넘어, 스스로 목표를 세우고 업무를 완수하는 에이전트 AI 시대로 빠르게 이동하는 모습이다. 제조, 유통, 헬스케어 등 대표적인 주요 산업 분야에서 텐센트, 알리바바, 바이트댄스 등 대형 플랫폼 기업들이 앞다투어 AI 에이전트 기반 서비스를 쏟아내고 있고, 지방정부들도 보조금 지급과 실증사업을 통해 AI 에이전트 생태계를 지역 산업과 행정망에 빠르게 이식하고 있다. 업무 보조를 넘어 스스로 판단하고 실행하는 AI 실무자가 민관을 가리지 않고 실제 현장에 대거 투입되고 있다.

왜 이처럼 빠르게 에이전트 AI가 확산되고 있나. 첫째, 미국의 강력한 반도체 및 AI 규제에 따른 반사효과다. 오픈AI 등 미국산 폐쇄형 LLM의 API 공급이 전면 제한되자, 중국 기업들이 기술 자립을 위해 자체 제어가 가능한 오픈소스 기술 확보에 사활을 걸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작년 미국의 3차 AI 통제 조치 이후 중국 내 주요 기업의 80% 이상이 오픈소스 기반의 자국 에이전트 도입률을 두 배 이상 끌어올렸다.

둘째, 압도적인 비용 효율성때문이다. 에이전트 AI는 내부적으로 복잡한 추론을 반복적으로 수행하므로 일반 생성형 AI보다 토큰(AI의 계산처리 단위) 소비량이 수십 배 이상 많다. 이때 힘을 발휘하는 것이 딥시크 등 초저가 자국산 LLM이다. API 호출 비용이 미국산 모델의 10~20%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에, 중국 기업들은 고성능 에이전트 AI를 사용하면서도 운영 비용을 기존 대비 최대 80% 이상 절감하는 효과를 얻고 있다.

셋째, 산업 현장의 자동화와 지방정부의 스마트 수요도 한몫하고 있다. 제조공정의 스케줄링이나 물류 흐름 제어 등에서 단순 업무 자동화율 90% 절감 등 에이전트 AI의 효과가 뚜렷해지면서, 민간 기업과 공공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이러한 중국의 에이전트 AI 열풍에서 핵심 역할을 하는 것 중 하나가 오픈소스 에이전트 AI인 오픈클로(OpenClaw)다.

작년 11월 오스트리아 출신의 엔지니어 피터 스타인버거가 개발했는데, 금년 들어선 하위 에이전트들과 협력해 복잡한 대형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고도화 시스템으로 업그레이드됐다. 특정 기업에 종속되지 않고 딥시크(DeepSeek)나 알리바바의 통의천문(Qwen), 텐센트의 혼원(Hunyuan) 등 중국산 LLM과 자유롭게 연동할 수 있는 오픈소스라는 점, 보안성과 개조 편리성이 기존 모델보다 뛰어나다는 점 등 때문에 점차 중국 산업계의 표준 도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특히 많이 사용되는 곳은 금융업계다. 금융은 방대한 데이터와 반복적인 분석 업무가 많아 에이전트 AI를 활용하기에 최적이라는 평가다. 상하이푸둥발전은행(SPDB)은 고객의 자산 현황과 신용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추적·비교하여 맞춤형 대출 상품을 출시했고, 또한 서류 심사 자동화로 2~3일이 걸리던 여신 심사를 몇 분 내외로 대폭 단축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중국 보험업계 수위권인 핑안보험(Ping An)은 에이전트 AI 도입으로 보상 청구 심사 및 지급 프로세스의 자동화와 손해사정 업무의 정확도 제고효과를 올리고 있다.

물론 우려도 있다. 에이전트 AI가 다양한 과정을 자율적으로 처리하기 때문에 해킹, 악성 플러그인 감염 등의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중국 당국도 금융권과 국유기업 등에 분야별 사용 제한, 보안 강화를 요구하고 있다. 향후 규제샌드박스 활용과 엄격한 보안 기준을 제시할 거라는 게 시장 의견이다.

그럼에도 불구, 에이전트 AI는 더 이상 단순 보조 도구가 아니라 비용 절감과 생산성을 대폭 제고할 수 있는 핵심 인프라의 하나임이 분명하다. 우리나라도 국산 에이전트 AI의 개발 및 육성, 에이전트 AI의 활용을 적극 검토하되, 보다 엄격하면서도 명확한 보안과 내부통제 기준을 서둘러 마련할 필요가 있다.

정유신 서강대 기술경영대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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