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정부는 출범 후 1년간 5차례의 부동산 대책을 내놓았다. 백약이 무효했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15억8311만원으로,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한 지난해 6월(13억8174만원)보다 14.6% 뛰었다.
6번째 부동산 대책 발표가 임박한 배경이다. 이번에는 이 대통령은 물론 정부 스스로 '최후의 카드'라고 했던 '세제 카드'까지 동원된다.
재정경제부는 자연스레 2년 연속 세제개편안을 발표하게 됐다. 정부는 매년 조세 제도를 정비하는데 단기적인 상황에 대응하는 조세 정책 변화는 세법개정안, 보다 근본적인 구조 개선 내용을 담으면 세제개편안으로 표현한다. 바뀌는 내용이 많을수록 세제개편안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우리나라의 부동산 세금은 사실상 '정치 세금'에 가깝다는 비판을 받는다. 정권 교체 때마다 180도 뒤바뀐 경우가 많아서다. 실제 노무현정부가 도입한 종합부동산세(종부세)를 이명박정부는 무력화 했고, 이후 문재인정부가 세 부담을 다시 크게 높이자 윤석열정부는 이를 되돌렸다.
그러는 사이 부동산 세제는 누더기가 됐다. 종부세와 양도소득세를 중심으로 세율 체계가 주택 수, 가액, 거주 여부, 보유 기간, 조정대상지역 지정 여부 등에 따라 수십가지 갈래로 쪼개졌다. 정책적 목적이나 땜질 처발용으로 수많은 예외 조항과 감면 혜택, 단서 조항 등이 얽히고설켰다.
이른바 '양포세무사(양도세를 포기한 세무사)'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세금 전문가인 세무사마저 세금 계산을 포기할 정도인데, 일반 국민들은 오죽할까.
당장 이번 세제 개편에서도 부동산 세제는 대대적 칼질이 불가피하다. 정부가 부동산시장을 안정화하겠다며 칼집에서 뽑은 칼이 무딘 칼이면 수도권 집값 상승에 오히려 기름을 끼얹는 형국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른바 '똘똘한 한 채'와 비거주자를 잡겠다는 명목 아래 종부세나 양도세를 정교하게 설계하기 위해 새로운 과표구간을 만들고 온갖 예외와 특례를 갖다 붙일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하지만 너무 복잡하게 꼬인 세제는 조세 왜곡과 조세 불신을 낳을 뿐이다. 세제가 누더기가 될수록 극소수는 헛점을 찾아 계속 혜택을 누리고 대다수 선량한 국민은 피해를 볼 우려가 크다.
청와대와 정부가 부동산 대책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국민 목소리를 듣겠다고 개최한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내가 낼 금액이 얼마인지를 확실하게 인지하고 있어야 (집을 팔고) 떠날지 말지를 고민할 수 있는데 세금 자체가 복잡하다 보니 가늠할 수 없다"는 한 참석자 발언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누더기 부동산 세제의 잔혹사를 이제는 끊어낼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