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감소지역의 생활인구가 주민등록상 주민보다 계절별로 최대 4 ~ 5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출산율을 높이는 등 등록인구를 늘리기 위해 지방자치단체들이 수조원의 예산을 쏟아붓고 있지만 등록인구는 좀처럼 증가하지 않고 있다. 등록인구 중심의 현금 지원을 줄이고 생활·체류인구를 끌어들이기 위한 인프라를 갖추는 방향으로 인구소멸 대책을 전환할 필요성이 커졌다. 지난해 지자체의 현금성 출산지원은 사상 처음 1조원을 넘어섰다.
국가데이터처의 '1분기 생활인구 산정 결과'를 보면 2월 중 89개 인구소멸지역의 생활인구와 체류인구는 각각 2582만명과 2098만명으로 집계됐다. 등록인구 484만명의 5.3배와 4.3배에 달하는 규모다. 생활인구는 주민등록 인구 외에 통근·통학·관광 등을 통해 지역 경제활동에 영향을 미치는 인구다. 체류인구는 생활인구 중 지역에 하루 3시간 이상 머문 인구다. 스키장과 지역축제 등이 알려진 전북 무주, 강원 평창, 전남 구례 등은 월별로 체류인구의 등록인구 배수가 12 ~ 15배에 달했다. 이들을 끌어들이고 소비를 촉진시켜야 지역내 경제활동이 활성화된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인데도 지자체들은 인구소멸 위기에 대응한다는 명목으로 출산율 반등과 인구 유입 등 등록인구 늘리기에만 힘을 쏟고 있다. 일부 기초단체의 경우 아이 셋을 낳으면 총 1억 원을 주는 등 지자체의 출산지원 명목의 현금성 지원 규모는 전년 대비 17% 증가한 1조1457억 원으로 집계됐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출산지원금을 노리고 위장전입을 하고 출생등록 후 거주지를 옮기는 사례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민생지원금, 농어촌 기본소득 등도 등록인구를 기준으로 한 대표적인 현금성 지원 정책이다. 정부의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지역 발표와 일부 지역 자체사업 시행 후 해당 지자체들에서는 3 ~ 8%대의 인구유입 성과가 나타났다. 하지만 늘어난 인구의 상당수는 옆 지역에서 유입된 것이라는 비판도 있다. 최근 정부는 인구소멸 대책으로 등록인구에 대비되는 생활인구 개념에 기반해 여러 사업 지원을 예고한 상태다. 지자체도 현금성 지원과 예산 낭비를 줄이고 의료·교육·교통같은 생활 인프라를 확충하고 정주 여건 개선에 주력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