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당 1550원선을 넘어섰던 원/달러 환율이 지난 1개월 남짓의 기간 동안 큰 폭으로 하락, 달러당 1400원대 초반 수준까지 떨어졌다. 고환율 장기화가 국가 경제에 미칠 수 있는 부작용이 우려하는 시각이 강했음을 감안할 때 최근의 환율 하향 안정은 긍정적으로 보인다.
교과서적으로 원/달러 환율의 상승이 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양면성을 가진다. 환율의 상승, 즉 원화의 약세는 원화 표시 제품의 가격을 낮추는 효과가 있고, 타국가 대비 높은 수출 가격 경쟁력을 갖는다. 반면, 해외 제품, 특히 에너지를 수입해야 하는 우리에게는 달러 표시 제품의 가격을 끌어올려 국내 물가 상승 압력을 확대시킬 수 있다. 특히 이란 사태로 인해 유가가 고공행진을 하는 상황에서의 환율 상승은 고유가로 인한 인플레이션 부담을 더욱 확대시킨다. 즉, 수출에는 긍정적이지만 수입에는 물가 상승이라는 부작용을 야기하는 것이다. 문제는 국내 경제가 특정 산업의 수출 성장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다는 것이다. 고환율 장기화가 수출과 내수의 성장 불균형과 양극화를 낳을 수 있는 것이다.
한국은행을 포함한 외환 당국은 이란 사태 발발로 인해 환율이 과도하게 높아지자 지속적으로 1500원을 상회하는 원/달러 환율이 국내 경제 펀더멘털에서 크게 벗어났음을 강조하며 환율의 상승을 억제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왔다. 대표적으로 물가 상승에 초점을 맞추며 긴축 기조를 강하게 드러내는 한국은행의 스탠스 변화를 들 수 있다. 지난 7월 기준금리 인상 이전 한은 기준금리는 2.5%로 미국의 기준금리인 3.5~3.7% 대비 약 1%포인트 이상 낮은 수준이었다. 보다 금리가 높은 곳으로 자본이 이동하는 특성을 감안하면 한국 대비 미국 금리가 높은 상황이 장기간 이어지며 환율의 상승 압력이 높아져왔고, 이는 한미간의 금리가 역전된 지난 2022년 하반기 이후 원/달러 환율의 꾸준한 상승에 영향을 주었다. 이에 한국은행 신현송 총재는 저금리의 유지보다는 현재의 수출 성장세를 감안, 일정 수준의 금리 인상을 통해 환율의 안정에 포커스를 맞추는 모습이다. 그리고 이런 한국은행의 의지와 SK하이닉스의 ADR발행 이후 유입된 달러 환전 자금의 영향 등으로 환율이 빠른 속도로 안정세를 보인 것이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것처럼 환율의 하락은 한국의 수출 성장에 악영향을 줄 수 있기에 단기 환율 급락을 바라보는 우려의 시선이 있는 것 역시 사실이다. 다만 환율의 하락이 무조건 국내 수출 성장을 흔드는 것은 아니다. 달러 대비 원화 가치가 상승하며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더라도 만약 엔화나 위안화, 유로화 등 국내 기업들과 수출 경쟁을 벌이는 국가들의 통화도 비슷한 수준으로 달러화 대비 강세를 보인다면 원/달러 환율의 하락이 수출에 미치는 부작용은 제한적일 수 있다. 15%의 관세를 부과받아도 한국과 수출 경쟁을 벌이는 국가들 역시 비슷한 수준의 관세를 부과받으면 그 충격이 어느 정도 희석 되는 것과 비슷한 이치다.
환율 상승에 대한 우려가 불과 1개월 여만에 너무 빠른 하락으로 전환된 듯 하다. 다만 원/달러 환율의 하락만으로 그 부작용을 해석하는 것보다는 다른 국가 통화 가치의 변화 역시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