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 반대' 교수에 재갈 물리는 대학… 고소·징계 난무

최민지 기자
2016.09.22 04:20

전주대·한국교통대 등 반대파 교수에 인사상 불이익

#. 김승종 전주대 교수는 지난달 29일 학교법인(신동아학원)으로부터 본인의 중징계를 요구하는 알림 공문을 받았다. 학교로부터 징계제청이 있어 절차를 진행하기 위한 위원회를 연다는 내용이었다.

법인 측은 김 교수가 지난 4월 19일 진행된 교육부 프라임(산업연계교육활성화 선도대학) 사업 대면 평가에 참석해 '사실과 다른' 발언을 한 것을 징계 사유로 제시했다. 평가자가 "학칙개정안이 대학평의원회를 통과하는 데 문제가 없겠느냐"고 묻자 김 교수가 "아직 구성원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 학교 측은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발언으로 교수회장으로서 직무를 이탈했으며 교원의 품위를 손상시켰으므로 중징계 의결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전주대는 프라임사업에서 탈락했다.

프라임사업 대학이 확정된 지 넉달이 흘렀지만 대학가에 몰아친 후폭풍은 계속되고 있다. 특히 프라임사업에 떨어진 대학을 중심으로 반대 목소리를 냈던 교수들이 징계를 받거나 고소를 당하는 일이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 대학사회에서는 "학교가 사업 탈락의 책임을 묻기 위해 교수들을 압박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21일 대학가에 따르면 프라임사업에 떨어진 영산대는 최근 류석준 교수협의회 운영위원장을 재임용 심사에서 탈락시켰다. 류 교수는 재임용되기 위한 최저 점수(1480점)를 넘긴 2214점을 받아 탈락권과는 거리가 먼 상황이었다. 류 교수 측은 학내 구성원과의 합의 없이 추진된 취업 규칙 변경, 프라임사업 등에 반대하자 대학이 보복인사를 감행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대학 측에서는 '대학 발전 기여도 및 품위' 조항에 따라 재임용 탈락을 결정했다고 맞서고 있다. 류 교수가 학과 회의에 성실히 참석하지 않았고 강의계획서를 부실하게 작성하는 등 교수 자질에 맞지 않은 행동을 했다는 것.

영산대는 류 교수에 대한 인사가 부당하다고 주장한 또 다른 교수를 고소하기도 했다. 김진환 영산대 교수협의회 공동대표가 개인블로그 등에 관련 게시글을 올리며 학교를 비판하자 영산대는 김 교수를 명예훼손으로 형사고소하는 한편 인터넷 상의 글을 삭제해 달라는 가처분신청을 제기했다. 이와 함께 김 교수에 대한 징계 절차도 별도로 진행 중이다.

마찬가지로 프라임사업에 탈락한 한국교통대의 경우 프라임사업에 반대하며 총장실을 점거한 학생들을 말리지 않았다는 이유로 신동민·박소영·최웅규 교수 등 4명의 학과장을 해임시켰다. 이들은 교육부 소청심사에서 견책과 감봉 1개월 등으로 징계를 감경받았지만 이 역시도 부당한 처벌이라며 학교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사건의 발단이 됐던 학생들은 이미 학교 측으로부터 형사고소를 당했고 기소 의견으로 송치돼 검찰에서 수사를 받고 있다.

이에 대해 한국교통대 관계자는 "교수들의 징계는 프라임사업이 아닌 충북대-한국교통대 증평캠퍼스 통합과 관련된 것"이라며 "교수들은 본인들의 주장을 관철시키기 위해 학생, 지역주민, 동문 등을 선동하고 총장실을 불법과 폭력으로 점거해 대학 업무를 방해했으므로 징계를 받았다"고 해명했다.

대학가에서는 이러한 일들이 프라임사업에 대한 부작용과 대학-구성원 간의 불통이 빚어낸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이수연 대학교육연구소 연구원은 "프라임사업의 준비 기간이 너무 짧았기 때문에 교육부에서 말하는 구성원 합의가 물리적으로 어려웠던 점이 불통을 키운 원인"이라고 말했다.

박순준 동의대 교수(한국사립대학교수회연합회 이사장)도 "프라임사업 대학 선정 기준에 구성원 합의 여부가 들어간 것이 오히려 독이 돼 탈락한 대학의 반대파 교수들이 불이익을 받는 현상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프라임사업 하나의 문제라기보다는 오랫동안 이어져 온 대학과 구성원 간의 불통이 프라임사업으로 인해 부각된 것뿐"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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