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3월 전국 마이스터고 51곳에 고교학점제가 처음 도입되는 가운데 학생 1인당 수업량이 종전보다 10% 정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또 수업을 제대로 이수하지 못하면 'F학점'을 줘 재이수토록 교육과정이 바뀔 전망이다.
9일 교육계에 따르면 교육부는 이런 내용의 '마이스터고 고교학점제 시행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교육부는 마이스터고 학점제 시행 방안을 이르면 이달 중 발표할 예정이다. 마이스터고의 경우 신입생 선발을 10~11월에 하기 때문에 전국 시도교육청은 이보다 앞서 9월쯤 '신입생 모집전형'을 공개한다.
교육부 관계자는 "마이스터고에 학점제가 처음 적용되는데 각 시도교육청의 혼란을 막기 위해 미리 제도 시행에 대한 안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수업량과 미이수 학점에 대한 재이수 규정은 향후 일반고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검토 중인 방안에 따르면 고교 3년간 총 204단위인 교육과정 수업 이수(단위)는 학점제로 바뀌면서 180학점(총이수학점)으로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학기당 30학점씩이다. 기존 수업 이수 때보다 10% 정도 수업량이 줄어드는 셈이다.
이수 단위는 학점제 도입을 둘러싸고 논란이 많았다. 1단위(50분 수업시간 기준으로 17회)와 1학점을 어떻게 환산·설정하느냐가 쟁점이었다. 그간 204단위를 그대로 204학점으로 가져가면 학생 1명당 학교에서의 일과시간이 늘어나기 때문에 고교 이수 단위를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실제로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이 지난 2월 공개한 '학점제 도입을 위한 고교교육과정 재구조화 방안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교육전문가의 56.5%가 "이수 단위를 줄여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대학에서도 학사학위 취득에 필요한 총이수학점은 140학점에 불과하다.
총이수학점이 정해지면서 과목별 이수 기준과 졸업 요건 등도 뒤따라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 또 다른 관계자는 "그간 여러 차례 실무회의와 현장 소통 등을 통해 학점제 도입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검토 방안에는 또 대학에서처럼 수업을 제대로 이수하지 못한 학생들에게는 F학점을 줄 수 있도록 미이수에 따른 사항도 포함됐다.
교육부는 내부 회의 등을 거쳐 시행 방안이 최종 확정되면 초중등교육법과 시행령·시행규칙 등을 개정하고 교육과정에도 학점제 관련 내용을 포함키로 했다. 교육부는 학점제 시행에 따라 교사를 포함해 학교당 2~3명의 교수 인력이 추가로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교육계에서는 총이수학점과 미이수 규정 등이 마련됐지만 직업계고인 마이스터고뿐만 아니라 일반고에서 학점제가 제대로 이뤄지려면 대입제도가 전 과목 절대평가로 바뀌고, 고교 내신평가도 절대평가로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용어설명: 고교학점제는 문재인 정부의 교육공약 가운데 하나다. 대학에서 수업을 골라 학점을 이수하는 것처럼 고교생이 진로·적성에 따라 직접 과목을 골라 듣고 학년 구분 없이 수업을 들을 수 있도록 한 제도다. 누적학점이 일정 기준에 도달하면 졸업을 인정받는다. 평가는 과정을 중심으로 성취평가제(절대평가)가 적용된다. 교육부는 2022년 모든 고교에 학점제를 부분 도입하고 2025년 전 과목 절대평가를 적용해 전면 시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