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 다산콜재단에서 지난해 열린 상담직(6급) 8명을 채용하는 과정에서 한 지원자가 관계 규정상 받을 수 있던 가점을 규정 대비 '100분의 1'로 받아 낙마했다. 그는 '국가 유공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른 보훈대상자였다.
보훈가점대상자별 적용비율은 만점의 5%, 10%로 차등화돼 있는데 그는 이 가운데서도 높은 쪽인 10%를 받을 자격이 있었다. 하지만 120다산콜센터는 서류전형(100점 만점)에서 그에게 10점도, 5점도 아닌 '0.1점'을 가점으로 줬다. 그가 서류전형에서 받은 점수는 72.77점이었지만 서울시 감사위원회가 재채점해본 결과 82.67로 서류전형 합격권(3위)이었다.
서울시 공공기관들이 가점을 잘못 매겨 지원자의 당락을 뒤바꿔 놓는 등 등 25건에 달하는 채용·인사상 문제를 일으켰던 것으로 확인됐다.
25일 서울시 감사위원회가 이달 작성한 '지방공공기관 등 채용실태 특별점검 결과' 문건에 따르면 이 같은 문제로 13개 기관(공사·공단 4, 출자·출연기관 8, 공직유관단체 1)이 문책요구·주의요구·통보 등 조치를 받았다. 신분상 조치(18명) 및 규정 보완 등 행정상 조치(25건)가 이뤄졌다.
2019년 12월부터 2월까지 감사위가 시 산하 지방공공기관 24곳과 공직유관단체 9곳을 대상으로 특별점검을 실시한 결과다.
조사 결과 부정청탁, 부당지시, 금품수수 같은 중대 비위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가점 적용 부적정, 채용절차상 제적, 회피 미이행 등 채용절차가 지켜지지 않은 사례가 발견됐다.
이에 120다산콜센터는 업무 관련자에 대한 '문책' 등 조치를 요구 받았다. 전형단계별 합격자 배수 결정에 자의적인 판단이 들어갔다는 점도 문제시 됐다. 120다산콜센터는 응시자 구제 방안을 검토한다는 입장을 감사위에 밝혔다.
보훈가점을 불필요하게 준 게 문제가 된 곳도 있다. 서울연구원은 보훈가점 합격자 비율을 선발예정인원의 30% 이하로 제한한 '보훈가점 합격자 상한제'(가점에 따른 선발 인원 산정시 소수점 이하는 버림)를 무시했다. 최종 선발인원 1명을 뽑는 채용(가점 대상자 0명)에서 돌연 특정인에게 가점을 줬다 '주의' 요구를 받았다.
서울교통공사는 출생연월이 빠른 순으로 직원을 뽑은 게 문제시 돼 '주의' 요구를 받았다. 지난해 7월 785명의 신규직원을 뽑는 공고를 냈는데 필기시험과 면접시험에 따른 합산 점수가 14명에 달하면서 나이가 어린 순으로 합격자를 채용했다. 출생연도가 같은 연소자에겐 출생월일까지 따졌다.
감사위는 '직원을 모집, 채용할 때 연령 등을 이유로 차별해선 안된다'는 내용이 실린 행정안전부의 ‘지방공기업 인사·운영 기준‘이나 ’고용 분야에서 합리적 이유 없이 성별,종교,장애, 나이 등을 우대 배제 구별하거나 불합리하게 대우하는 행위‘를 ’차별행위‘로 규정한 ’서울특별시 고용상의 차별행위 금지 조례‘에 배치됐다고 봤다.
서울관광재단은 채용계획 및 공고에 없는 외국어 면접을 실시해 주의 요구를 받았다. 외국어면접을 시행한 12건의 직원 채용에서 정규직 채용 2건을 제외한 10건의 기간제 근로자 채용계획에서 외국어면접을 한다고 공고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기간제 근로자들에게 외국어 면접 점수를 반영했다.
감사위는 "향후 실시되는 모든 감사에서 채용 등 인사관리 분야는 필수적으로 점검을 강화하겠다"며 "공익 제보, 수시 모니터링 과정 등에서 문제점이 노출된 기관에 대해서는 즉각적인 감사 실시를 통해 엄정히 조치하는 등 공정하고 투명한 채용문화가 정착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