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일자리가 아니라 '사람을 살리는 일자리'에요".
서울시 동부병원 응급실 보조로 일하는 강모 씨(65세)는 사업에 실패하고 가족과 헤어져 노숙 생활을 하다 '서울형 노숙인 공공일자리'로 재기에 성공했다. 강 씨는 그동안 받았던 따뜻한 응원과 지원을 되갚는다는 마음으로 영등포 보현종합지원센터를 3년째 정기후원하고 있다.
서울시는 2025년도 서울형 노숙인 공공일자리 지원을 시작한다고 20일 밝혔다. 공동작업장과 공공일자리, 민간 일자리 등 올해 1860개 일자리를 지원한다. 신용회복, 직무역량 강화, 생애설계 컨설팅 등 단단한 자활·자립의 토대를 놓아준다.
서울형 노숙인 공공일자리는 초기에 일하는 습관과 의지 형성을 돕는 공동작업장에서 시작해 다음 단계인 공공일자리 시간제에서 전일제로, 최종적으로는 민간 일자리(경비·서비스직 등)로 진입을 목표로 단계적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지난해 노숙인 일자리 지원으로 1881명이 공공 및 민간일자리 경력을 쌓았다. 이 중 887명(47.2%)이 민간 일자리 취업에 성공했다. 이들 중 9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85%가 '공공일자리 사업이 사회생활을 위한 대인관계 향상에 도움됐다'고 답했다.
올해 노숙인 일자리는 공동작업장 280명, 공공일자리 680명, 민간 일자리 900명을 목표로 추진한다. 시설 입소자, 쪽방주민, 비적정 주거시설 거주자 등 근로 의지가 있는 대상자를 발굴한다. 근로 능력과 자활 의욕 등이 높아 사업장에서 추천받은 노숙인은 시간·전일제로 일할 수 있도록 전환을 도와준다.
다음달부터 노숙인 발굴 및 민간 취업 연계를 지원하는 '찾아가는 일자리 이동상담 서비스'도 운영한다. 서울역, 영등포역 일대를 중심으로 일자리를 비롯하여 채무·신용 등 상담을 제공할 계획이다. 민간 취업자를 위해 정기적으로 밀착 상담하는 사후관리 컨설팅도 제공한다.
한편 서울시는 지난 12일 '2025년 노숙인 일자리사업 우수사례 공유회'를 개최했다. 서울시 동부병원은 지난 2016년 12월부터 노숙인을 '의무보조원'으로 채용해 응급실, 병동 등에서 공공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다. 양질의 일자리라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이번 달 채용에서 3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김미경 서울시 자활지원과장은 "공공일자리는 단순히 노숙인의 소득을 보전하는 것이 아니라 다시 사회로 걸어 나갈 용기를 키워주는 디딤돌 같은 사업"이라며 "노숙인의 민간 취업 활성화, 자활을 지속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