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과 삶 함께한 김진영 마주와 메이저킹

부산=노수윤 기자
2025.12.22 17:07

발걸음 소리만으로도 알고 느끼는 애틋한 인연

2018년 경주마 돌아온 포경선을 예시하고 있는 김진영 마주(왼쪽)./사진제공=한국마사회 부산경남지역본부

은퇴 경주마 메이저킹과 김진영 마주의 인연은 성적보다 오래 남는 이야기이다.

경주 현장에서 메이저킹은 2013년 국내 최우수 3세마로 선정되고 미국 원정 경주 출전과 종마 활동까지 이어가며 기대를 모았다. 기대만큼의 결실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그럼에도 김진영 마주는 오랜 시간 애정을 쏟아온 말을 끝까지 돌보는 일을 당연하게 여겼다.

김진영 마주는 어린 시절 조부와 함께 승마하며 말과 인연을 맺었고 뚝섬경마장 시절 말을 입찰하며 경마에 발을 들였다. 부산경남경마공원 유치 과정에 지자체장을 찾아다니며 힘을 보탰고 2005년에는 부산경남 마주협회 초대 회장을 맡았다. 부산경남경마공원 조성 당시 가장 먼저 마주 신청을 한 마주였다.

김진영 마주는 "말이 좋아서 마주가 됐다. 말과 마주하는 시간이 가장 좋다"고 늘 말했다. 주요 대회가 열리는 날이면 양복과 선글라스를 갖춰 입고 예시장에서 경주마를 이끌며 관람객에게 말을 소개했다.

메이저킹은 김진영 마주가 21년을 함께 했다. 2013년 농림축산식품부장관배(G2) 대상경주에서 우승을 거두고 그해 삼관 시리즈 최다 승점을 기록하며 당시 국내 최고 경주마로 주목받았다. 세계 무대에 도전했지만 해외 원정에서 성과를 내지 못했고 종마로 전환한 뒤에도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이 경우 마주의 관심이 멀어지기 마련이지만 김진영 마주는 메이저킹의 은퇴 결정에도 "이제 제가 메이저킹을 위해 보답할 차례"라며 여러 목장을 둘러본 끝에 넓은 방목 환경을 갖춘 호포승마스쿨을 새로운 보금자리로 정했다.

김진영 마주는 메이저킹을 단순한 종마로 보지 않았다.22일 "메이저킹은 제 자식 같은 말"이라며 "기대했던 성적이나 결과와 별개로 제 인생에서 가장 큰 행운"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기적으로 목장을 찾아 메이저킹의 상태를 살핀다. 메이저킹은 멀리서도 김진영 마주의 발소리를 알아차리고 반응을 보인다.

메이저킹과 김진영 마주의 이야기는 은퇴 경주마와 동물복지를 바라보는 시각을 한층 넓히며 한국 경마의 나아갈 방향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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