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선비들의 가치관이 반영된 사군자(매란국죽(梅蘭菊竹))에서 봄을 알리는 것이 바로 매화이다. 매화는 겨울을 지나 가장 먼저 피는 꽃으로 조선시대에는 불의에 굴하지 않는 선비 정신의 표상으로 정원에 많이 심었으며 단원 김홍도, 우봉 조희룡 등 시대를 대표하는 많은 화가들의 화폭에도 담겼다.
이처럼 봄의 전령인 매화를 볼 수 있는 축제가 바로 전남 광양매화축제이다. 명실상부 대한민국의 대표 봄 축제로 올해 25회를 맞았다. 매화 향기가 가득한 축제의 향연이 열흘 동안 화려한 대장정을 이어간다.
◇환상적인 매화군락의 향연
동장군이 물러가고 날이 따뜻해지면 섬진강 주변의 매화마을에 하얀 매화가 피어오르기 시작한다. 장장 10만그루에 달하는 매화나무가 꽃을 터뜨리기 시작하면 꽃과 산, 강이 한데 어우러져 그 절경을 구경하러 오는 사람들로 붐빈다.
전남 광양에 매화나무가 많아진 배경에는 광양 청매실농원 홍쌍리 명인이 있다. 1966년, 홍쌍리 명인이 섬진강이 내려다보이는 이곳 산기슭에 매화나무를 심기 시작하면서부터였다. 1994년 홍쌍리 청매실농원이 문을 열고 이듬해인 1995년 매화마을을 배경으로 ‘청매실농원축제’가 열렸다. 첫해에만 3000명의 손님이 다녀갔다. 1997년부터는 광양시가 나서서 ‘광양매화축제’로 행사를 확대했다. 지금은 연간 100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찾는 봄 대표 축제가 됐다. 매화축제의 성공은 매화와 매실을 세상에 알리는 발판이 됐다.
◇볼거리·먹거리·즐길거리가 가득한 축제
광양매화축제는 섬진강변과 청매실농원을 중심으로 19만8000㎡의 드넓은 매화군락에서 진행된다. 올해는 3월 13일부터 22일까지 ‘매화, 사계절 꺼지지 않는 빛(광양) 속에서 피어나다’라는 주제와 ‘빛으로 수놓은 매화, 매화로 물든 봄’이라는 슬로건 아래, 미디어아트·전통예술·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이 결합되어 볼거리·먹거리·즐길거리가 가득한 축제로 만들 예정이다.
올해 광양매화축제는 다채로운 참여형 프로그램으로 방문객들의 즐거움을 더한다. 한국창의예술고 연주회, 율산 김오천옹 추모제, 매돌이 굿즈샵, 황금매화·매실 GET 이벤트 등 기획 행사와 스탬프 투어, 매화인생 사진관, 매화꽃 활터, 매실 하이볼 체험 등 체험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다. 또한 둔치주차장에서 출발하는 Fun Run과 금천계곡야영장에서 진행되는 2박 3일 사전 예약 캠핑 프로그램 등 특별 체류형 프로그램도 운영되어, 방문객들이 보고 즐기고 직접 체험하며 기억에 남는 축제를 경험할 수 있다.
올해 축제에서는 광양의 특화 먹거리도 함께 선보인다. 2024년 첫선을 보인 ‘매실담아 광양도시락’에 이은 시즌2 신메뉴 ‘불고기 담아 광양도시락’을 비롯해, 김국 한상차림, 광양불고기김밥, 광양매실한우버거, 숯불 토종닭꼬치, 광양의 매실을 활용한 매실빵, 광양시 특산물을 이용한 소금빵 등 광양시에서만 맛볼 수 있는 개성 있는 먹거리들이 관광객을 반긴다.
또한 섬진마을 주민 12개소가 직접 참여해 메뉴를 사전 검토하고 가격과 품질을 관리하며 지역 상생형 먹거리를 구현해 방문객에게 ‘바가지요금 없는 축제’를 선보일 예정이다.
올해 광양매화축제는 일회용품이 없는 탄소중립 축제로 진행된다. 이를 위해 축제 주 행사장에 다회용기를 공급~세척~재공급하는 부스를 운영하고 다회용기 인증 이벤트 ‘용기를 주세요’를 펼치는 등 친환경 축제 만들기에 앞장서고 있다. 앞서 광양시는 축제장 입점 음식점 모집 공고부터 ‘음식점 운영 시 다회용기를 사용해야 한다’고 명시하는 등 지속 가능한 친환경 축제를 지향해왔다.
교통 대책도 구체적으로 마련됐다. 차 없는 축제장 운영은 유지하면서 주차 공간을 전년 대비 250면 확대하고, 둔치주차장과 주행사장을 연결하는 셔틀버스를 증차 운행한다. 아울러 광양읍~중마동~축제장을 연결하는 도심권 셔틀버스를 신설해 주말 하루 6회 운영해 방문객들의 대중교통 접근성을 높였다.
입장료는 성인 6000원, 청소년 5000원으로 전년도보다 1000원 인상되어 책정됐다. 다만 입장료 전액을 지역상품권으로 환급해 축제장 내 부스와 다압면 일대 상권, 중마시장, 수산물유통센터 등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관광객 소비가 지역 경제로 직접 환원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든다.
올해 축제에서 주목할 만한 행사는 광양매화관에서 진행되는 광양 출신의 민화전통문화재 제2호 효천 엄재권 화백 특별전이다. 효천 엄재권 화백은 한중 정상회담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중국 시진핑 주석에게 선물한 기린도를 그린 화백으로도 유명하다. 특별전은 이이남, 방우송, 구남콜렉티브 등 대한민국 대표 미디어아트 설치 작가 8명의 작품 전시와 함께 진행돼 전통과 현대, 미래가 어우러지는 경험을 할 수 있다.
광양시 관계자는 “제25회 광양매화축제는 25년 축제 노하우를 바탕으로 미디어아트, 전통예술, 참여형 체험 프로그램, 지역 특화 먹거리까지 아우르는 문화관광축제로 한 단계 도약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매화를 매개로 광양의 풍부한 관광자원과 도시 정체성을 온전히 경험할 수 있는 대표 봄 축제로 발전시켜 방문객에게는 감동과 즐거움을, 지역에는 경제적·문화적 가치를 동시에 선사하겠다”고 말했다.
◇차별화된 자원으로 다시 찾고 싶은 광양
올해 광양매화축제는 관광객들이 축제만 보고 가는 것이 아닌 광양시에 체류하며 관광할 수 있는 체류형 문화관광축제로 운영한다. 축제 기간 백운산 자연휴양림, 섬진강 별빛스카이 집라인, 금천계곡·구봉산·배알도 야영장 등 주요 관광지를 이용하는 방문객에게는 광양매화축제 무료 입장 혜택을 제공할 예정이다.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3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