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7일 정부의 통합돌봄 사업 시행으로 노인·고령장애인 등이 집에서 받을 수 있는 복지서비스는 지방자치단체별로 체계화되고 있다. 하지만 의료시설과 돌봄인력에 대한 지역 격차는 좁혀지지 않고 있다. 올해부터 의사 1인당 방문진료 수가 인정 횟수가 늘어났지만, 동네 의원도 없는 도서산간은 재가(방문요양) 의료 서비스를 기대하기 어렵다. 노인의 식사, 산책, 목욕 등 일상생활을 도와주는 요양보호사는 낮은 처우에 실질 근로자가 적어 통합돌봄 준비기간 인력 확충을 위한 노력이 미흡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통합돌봄 사업 시행으로 가장 크게 변화할 복지 영역은 재택의료 서비스다. 재택의료는 재택의료센터에서 근무하는 의사, 간호사가 사회복지사와 함께 직접 가정을 방문해 건강을 관리하는 서비스다. 의사 월 1회 이상 방문진료, 간호사 월 2회 이상 방문간호, 사회복지사의 요양·돌봄서비스 연계 등을 맡는다.
방문진료 시 의원 종류에 따라 건강보험에서 1회 방문 기준 10만~13만원(본인부담 15~30%)이, 장기요양보험에서 환자 1인당 월 14만원이 지급된다. 올해부터는 재택의료센터 참여기관은 의사 1인당 방문진료 수가 인정 회수가 기존 100회에서 140회(한의사는 60회에서 100회)로 대폭 늘어났다. 인구가 밀집돼 있는 도심이라면 방문 진료를 위한 인력을 꾸릴 수 있다.
현재 재택의료센터 참여기관은 전국 422곳이다. 전국 읍면동이 약 3500개라는 점을 감안하면 아직까지 갈길이 멀다. 또 서울·경기 등 수도권에서는 일반 의원이 많이 선정된 반면, 일부 지역에서는 한의원만 참여하기도 한다. 재택의료센터 중 한의원은 111곳으로 26.3%에 달한다. 한의원은 주로 통증관리, 물리요법을 제공해 비위관이나 기관 절개관 등을 교체하기 어렵다. 정부는 올해 상반기 중 실태조사를 통해 지역별 자원 격차 확인과 해소 방안을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간호사를 중심으로 한 재택간호통합센터를 설립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정부도 올해 재택간호통합센터 모델을 마련해 시범사업을 진행, 제도화를 검토할 예정이다. 다만 간호사가 응급 상황에서 진료·처치가 가능하려면 관련 법령을 개정해야 한다.
간호사는 의사 없이 방문해 기존 처치를 유지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투약 조정이나 변경은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대상자가 혈압이 너무 높아져 투약 용량 추가를 요구해도 거부해야 한다. 복지부 관계자는 "현재 간호사의 재택간호 업무 범위 확대는 논의하고 있지 않다"며 "시범사업을 진행 후 현장의 의견을 들을 것"이라고 말했다.
거동이 불편한 사람들에게 손발이 돼 주는 요양보호사도 2028년까지 11만6734명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
요양보호사 자격증 취득자는 2024년 기준 287만5000명에 달하지만, 낮은 임금과 고강도 노동에 실제 종사자 수는 65만7000명으로 23%에 그치기 때문이다. 종사자 중에서는 60대 이상이 43만1000명으로 65.6%에 달해 고령화도 심각하다. 재가 서비스로 일하는 요양보호사는 가족 간병을 위해 배우자가 취득한 사례도 많아 통합돌봄이 시행된다고 해도 참여 인력이 늘긴 어렵다.
정부는 올해 요양보호사 처우 개선을 위해 장기근속장려금 대상자 비율을 확대하고, 장려금을 최대 월 18만원까지 인상했지만 현장에 큰 파급력은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현장에서는 돌봄 대상자에게 폭언, 폭행, 성희롱을 당하거나 치매에 의한 학대 사례도 증가하면서 전문 교육과 보호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정찬미 전국요양보호사협회 회장은 "통합돌봄이 확대되면 현장 업무는 더 복합화될 가능성이 크다"며 "이동시간, 대기시간, 야간·주말, 치매·중증 등 고위험·고난도 업무에 대한 가산 및 실질 보상 기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아직까지 요양보호사의 역할·업무 범위·협업 방식이 명확치 않다"며 "누가 무엇을 책임지고, 어떤 상황에서 누구에게 연계하는지 명확히 안내되고 이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